한국국학진흥원에…국가지정 보물 490점 등 5천여점

광산 김씨 예안파 종가에서 약 600년에 걸쳐 보존해 오던 고서·고문서 등 약 5천여 점에 이르는 소장 자료를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다. 국가지정 보물만 해도 20종 490점에 이른다.

그 대표적인 유물을 살펴보면, 오늘날의 '가족관계부'에 해당하는 김련(金璉,1215∼1291) 의 준호구, 조선 전기 부인의 재산처분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노씨(盧氏) 분재기, 조선시대 계후자를 세우는 데 항렬과 대수를 따지게 되는 계기가 된 예조입안(禮曺立案), 동성동본간 화수회 기록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계회첩인 정동계회첩, 퇴계 이황이 직접 손으로 쓴 김효로의 묘비명인 유묵(遺墨)첩 등 이다. 기탁에 따른 소장 자료 인수는 13일부터 3일간 진행된다. 600년간 종가에서 간직해 온 자료가 새로운 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사당의 조상에게 고하는 고유(告由)에 이어 광산김씨 예안파 종손(김석중)과 한국국학진흥원장(이용두)의 인수의식이 13일 진행된다.

광산김씨 예안파는김효로(金孝盧,1454∼1534)가 예안현 오천(현재의 안동시 와룡면 군자리)에 입향해 자리 잡은 이래 우리 역사에 빛나는 수많은 문인, 학자, 정치가를 배출한 영남 최고의 문중이다. 특히, 김효로의 손자 대에는 형제 종반이 뛰어난 학덕과 인품으로 7군자로 일컬어지면서 오늘날'군자리'라는 이름으로 유서 깊은 명가의 전통을 잇고 있다.

이번 광산김씨 예안파 종가의 소장 자료 기탁으로 한국국학진흥원은 향후 여타 문중들의 공적 기탁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불과 12년 만에 815개 문중으로부터 40만5천 점에 이르는 국학자료를 기탁받는 성과를 이뤘다.

이로써 한국국학진흥원은 우리나라의 국학관련 기관 중에서 가장 많은 수량의 전통기록유산을 소장한 기관이 됐다. 이들 기록유산 가운데는 국보 132호 '징비록'을 포함해 수량만 72종 1천120점의 국가지정문화재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은 6만 5천 장에 이르는 서적 인쇄용 목판인 '유교책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신청서를 제출해 심사를 받는 과정에 있는데, 내년 5월경에 있을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총회에서 최종 등재가 결정되면 한국을 넘어서서 국제적인 기록유산 보존관리 및 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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