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러화 강세 국면 본격화, 기업 경영 불확실성 늘어나, 환위험 관리에 적극 나서야

은호성 한국은행 포항본부장

오는 28~29일 개최되는 미 FOMC에서는 지난 6년간 천문학적 규모의 '돈풀기'가 실시됐던 양적완화가 종료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 경제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최근에는 9월 실업률이 지난 2008년 7월이후 처음으로 6% 아래로 하락하는 등 노동시장이 개선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국제금융시장의 반응은 미국경제의 회복 예상에도 역설적으로 주가는 금년중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제상품가격은 큰 폭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7월 이후 미달러화는 3개월 동안 인덱스 기준으로 무려 8%나 절상됐는데 이러한 미달러화의 강세로 신흥국자산시장은 요동을 치고 있다. 지난해 5~6월 양적완화 축소 논란이 불거진 후에 미달러화가 일시 강세를 보였다가 약세로 전환됐던 경험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미달러화의 강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인가?

지금까지는 미연준의 출구전략 기대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달러화가 일시적인 강세를 보이는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본격적인 달러강세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FOMC회의에서 양적완화 종료가 선언되고 난 이후에 시장의 관심은 미연준이 '언제, 어떻게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로 빠르게 옮겨갈 것이다. 과거에도 미국 금리인상 당시 미달러화는 강세 압력을 받았다.

미국의 과거 금리인상 기간 전후(1994~1995년, 1999~2000년, 2004~2005년) 미달러화는 실제 금리인상시점보다 2~3분기 먼저 반등하기 시작했고 금리인상이 끝난 뒤에도 상당기간 강세를 보였다. 향후 미국 금리인상이 내년 중반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번에도 과거 경험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시장국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 및 달러화 강세전망은 해외자본의 이탈을 유발시켜 신흥국 통화 및 자산가격의 약세를 가속시킬 우려가 있다. 다만 미국과 달리 유로지역은 양적완화정책을 막 본격화하려고 있어 유로캐리트레이드가 예상되는 점은 상대적으로 미달러화 강세 영향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 연초이래 빠른 절상속도를 나타냈던 원화는 최근 급속한 약세로 전환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은 미국경제의 상대적 호조, 위험회피 기대, 글로벌 유동성 및 내외금리차 축소 등의 진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의 기조적 강세 요인이긴 하나 상기 요인의 전개과정에 따라서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시마다 자본유출이 확대되면서 원화가 일시 약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돼 수출기업의 경영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될 수도 있다.

정책금융을 통한 수출중소기업 자금지원과 함께 기업이 환위험관리체계를 수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기업 스스로도 앞으로 환율여건을 더욱 면밀히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환위험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