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술 포항 오천고 교사

충절의 고장 오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지역으로 영일만에서 가장 오래된 지명 가운데 하나이다. 삼한시대 진한 12국 중 근기국(勤耆國)의 영역으로 오천이라 불렀던 것은 신라 아달라와 4년(157)에 형성된 연오랑 세오녀(延烏郞細烏女) 설화와 연관된 것이다. 오천은 설화에 등장하는 제천지인 도기야(都祈野 : 해돋이 들). 영일현(迎日 : 해맞이 고장)은 해와 해맞이를 상징하는 지명이기도 하다.

연오랑 세오녀의 전설과 고려말 충신 포은(圃隱)의 숨결이 남아있는 오천에서 지난 일요일 지역 최대의 문화축제인 제8회 포은문화 축제가 열렸다.

'희망! 포은처럼 더 나은 포은처럼'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포은문화축제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육성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화합의 장이었다. 포은 선생의 위패를 모신 오천서원에서 고유제를 시작으로 풍물단을 앞세워 포은정몽주의 충절과 학덕을 기리는120명의 가장 행렬과 단심가와 선비춤, 살풀이 등 민속공연도 곁들인 화합의 장으로 축제 분위기를 돋구었다. 대북공연과 전통놀이 전통차 시음회 한지공예 '포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탁본체험 등 포은의 충효사상을 기리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읍민 모두가 화합하고 소통하고 포은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키는 가을 대동제였다.

포은 정몽주는 오천에 대하여 저성역시(諸城驛詩)에서

"이곳 오천에는 은어 또한 일미(一味)라"(烏川食有魚)라고 노래하고 있다.

성리학에 대한 조예가 깊은 포은(圃隱)은 천품이 높고 호매하여 충효를 겸하였다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기록하고 있다. 운제산 아래에 있는 문충리는 문충공(文忠公)의 시호를 딴 지명으로 문충리에는 선생의 발자취가 마을 곳곳에 남아있다. 승마석과 생가터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문충리 182번지에 있는 선생이 살았다는 생가터에는 토기 및 자기 파편이 발견되고 있다.

동방이학의 조(祖) 포은(圃隱)의 사상은 오천서원 등 13개 서원에 제향되어 충절를 기리고 있다. 지금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감성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로 향토역사와 문화 유적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포은문화축제를 통하여 선현들의 숨결을 느끼며 발자취를 따라 당시의 사회가 지향하는 시대적 가치가 무엇인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을 문화축제에 참여하도록 하여 세대와 계층간의 갈등을 줄이고 문화를 공유하면서 감동과 공감을 유도하여야 한다. 꿈과 끼가 즐거운 청소년들이 함께 어울려져 변화를 갈구하는 감성과 열정을 가지고 전통을 계승할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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