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옛날 멀고 먼 나라에서/ 예수님이 보시던 달을 내가 보다니/ 초저녁잠 많은 사람도 볼 수 있는 초승달이며/ 새벽 기도드린 눈에 들어오는 그믐달/ 웬만한 별 얼굴도 못 내밀게 밝은 보름달까지/ 예수님처럼 똑바로 쳐다볼 수 있다니/ 아무리 보아도 눈부시지 않다니/ 여린 풀잎 하나 어쩌지 못하면서/ 거센 바닷물 밀어냈다 당겼다 하는 달/ 외로울 때 같이 외로워하고/ 울고 싶을 때 먼저 눈물짓는 달을 보며/ 예수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표제 시 '새로 읽은 달' 전문>

권숙월 시집 '새로 읽은 달'(시문학사)이 발간됐다.

1979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권 시인의 '하늘 입' '가둔 말'에 이은 열두 번째 시집이다.

'새로 읽은 달'은 '오랜 연애를 위하여', '맨발로 걷다', '눈꽃', '우리와 달리' 등 54편 시가 4부로 나눠 편집됐다.

해설은 명지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석환 시인이 썼다. 그는 "대상과 일정한 미적 거리를 유지하며 그 윤곽을 묘사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행간 속에 숨은 의미를 찾도록 하는 독특한 미학이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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