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는 지성인의 아이콘, 포스텍의 총장 연임 내홍, 초심으로 가야 해법있다

제갈 태일 편집위원

스탈은 '당파성'이론을 주장했다. 진리는 당의 결정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이다. 콩을 팥이라고 해도 당에서 결정하면 팥이다. 여기에 토를 달면 반동분자이고 고집을 부리면 숙청될 수밖에 없다.

당파성의 주체는 완전무결한 선(善)이요 권력 자체다. 그들이 만든 프리즘을 통과해야 진리요 당원이 된다. 사이비 종교같이 광분하고 환호하는 감성이 흘러넘친다. 따라서 독재체제는 논리가 없다.

이처럼 감성과 논리는 반(反)지성과 지성, 데마고그(demagogue)와 진리를 구별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 논리는 지성인의 아이콘이다.

일반조직에서도 갈등이 심화되면 이런 현상은 존재한다. 포스텍이 지식인집단이면서도 내홍에 휩싸인 모습은 안타깝다. 총장 연임 반대 이유로 리더십, 장기비전, 소통문제를 들었지만 명백한 책임논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필자가 본보에 '포스텍의 미래'라는 칼럼을 쓴 이유였다.

교수평의회를 이끄는 분으로 부터 두 건의 자료를 받았다. 필자의 칼럼에 대한 반론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글을 화답으로 쓴다.

첫 번째 것은 일간지에 투고한 '포스텍의 쓸쓸한 가을'이란 칼럼이다. 서두에 포스텍을 전쟁터로 비유했다. 교수들의 릴레이 단식, 갑론을박으로 종일 시끄럽고 편이 갈라지고 대화는 끊겼다. 상호 비방하는 캠퍼스가 황량하다고 묘사했다. 논리보다 감성적인 글이었다.

다만 학생과 교수의 신뢰가 무너지고 미시적인 학교운영과 세부 사항 간섭, 감시체제를 들었지만 총장 책임논리로는 개연성이 미흡했다. 원칙만을 고집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는 등 총장의 윤리경영에 대한 비판도 숨어있다. 연임을 독재로 보는 시선도 낯설다. 카네기 멜론대학이나 피츠버그대학 총장은 20년을 연임하며 정통성을 유지했다.

두 번째 것은 자체설문조사 내용이었다. 총장 연임찬성이 학생(2.9%), 직원(6.1%), 대학원생(6.4%)이고 반대는 모두 80%내외라 했다. 이런 지지도는 총장의 리더십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이런 결과가 세계최고의 지성인들인 교수들의 영향력이 작용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또한 상아탑을 전쟁터로 비유한 칼럼처럼 감성의 결과물이거나 독재사회에서나 보는 이상한(?) 재판 같은 것은 더욱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영국의 세계적 대학평가기관에서 2013년 포스텍이 '개교 50년 미만 세계100대 대학 '연속1위란 평가도 2~6%대의 지지도를 얻은 총장의 실적이 된다. 이 수치를 진실로 받아들이기도 엉뚱하고 비논리적이다. 그럼 어느 평가가 옳은가? 여기에 포스텍의 맨얼굴이 있다.

아울러 지역경제회생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AP포럼을 주도한 총장의 '포항 부활'에 대한 기대치로 시민들의 평가는 전혀 다르다. 대학설립자 박태준은 캠퍼스에 노벨동산을 조성했다. 포스텍에서 수상자를 배출할 때를 기리기 위해서다. 숭고한 건학정신이 살아있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해법이 있다. 어떤 에너지든 윈-윈(Win)전략으로 수렴해야 한다. 포스텍식구들의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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