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돼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 6개월 전 세월호 침몰사태 이후 안전시스템에 대한 종합대책이 요구되는 가운데 또 다시 터진 안전사고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구시를 비롯해 경북지역의 환풍구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 및 안전장치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련 법규와 함께 현황조차 파악돼 있지 않은 일반 건축물 환풍구에 대해서도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안전 점검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시내 지하철 환풍구 총 434개소 중 높이가 1.5m인 탑형이 전체 환풍구의 8할인 362개소다. 도로변에 위치한 지면형 72개소도 L자 홈 일체형으로 차량이 올라가도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안전성이 높다고 하지만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도시철도공사는 환풍구에 대한 일제 점검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일반 건물 등의 환풍구는 안전의 사각지대다.

포항시내의 경우 남구청 입구 양 옆으로 설치된 환풍구는 3곳에 걸쳐 깊이 4~5m에 이르지만, 접근금지 푯말이 없다. 포항시청 건물 시의회 주차장 인근 깊이 4m 가량의 환풍구에도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조차 표기되지 않았다. 포항뿐이겠는가. 위험한 시설물에 대해 당국의 빠르고 정확한 실태파악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 내 가을 축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가을철 여행객이 많은 곳은 어디든 안점점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자연자원 보전 및 쾌적한 탐방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전예고 집중단속'을 실시한다. 임산물 채취행위와 샛길출입, 불상 및 계곡에서의 무질서 행위에 대해 집중단속 한다. 문제는 주민들의 호응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장소인 판교 테크노밸리도 공연의 안전 기준을 안 지켰고, 시설의 안전장치도 안 갖췄기에 일어난 인재이다.

잇따른 안전사고는 여객선 세월호 사고로 안전문제가 큰 이슈가 됐는데도 아직도 안전의식과 안전시스템에 대한 준비가 미비하다는 증거이다. 도대체 사고로 얼마나 많은 생명을 잃어야 정신을 차린다는 말인가.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에 대해 당국은 물론 주민들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비상한 각오를 새롭게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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