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에 참석한 사람은 이란 국민의 명성과 순결을 지키기 위해 항상 주의해 이란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 이란 여성은 순결과 순수의 상징이다. 부적절한 행위는 우리의 종교적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란 여배우 라일라 하타미가 지난 5월 18일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질 자콥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가볍게 '빰 키스'를 하는 것을 두고 한 호세인 노샤바디 이란 문화차관이 한 논평이다. 하타미는 국제적으로 일반화 되다시피 한 뺨키스를, 그것도 여든세살의 집행위원장에게 하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이란 당국은 '일반 음식점과 커피숍에서 축구경기를 보여줘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란이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스포츠 시청을 금지하는 이유는 경기 관람 도중 여성이 히잡을 벗어던질 수도 있고, 흥분해서 남성과 접촉, 순결을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란의 이슬람 율법 해석에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은 가족 이외의 다른 남성과 신체적 접촉을 할 수 없고, 외출시 이슬람 전통복장인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7년간 복역하다가 지난 25일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이란 여성 레이하네 자바리의 유언이 공개됐다. 지난 4월 1일자로 녹음한 "나를 위해 검은 옷을 입지마세요. 내 괴로운 날들은 잊고 바람이 나를 데려가게 해주세요. 흙에서 썩고 싶지 않습니다. 내 눈과 젊은 심장이 먼지 속으로 사라지는 걸 원치 않습니다"라며 자신의 장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주고싶다는 가슴 찡한 내용이다. 자바리는 당시 자신이 남자를 찌르지 않았다면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시체로 길거리에 버려졌을 것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여성은 2등국민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이슬람 샤리아 율법은 여성이 제시하는 증거의 가치는 남성의 것에 비교하면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여성의 순결을 국가가 지켜주려면 율법부터 바꿔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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