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 수필가

정든 땅 고향 상주를 떠나서 대구로 이사 온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간다. 대구에 집을 마련하니 만나는 사람마다 정년퇴직하고 나이가 들어 시골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왜 가는가"묻는다.

대도시에서 오히려 조용하고 물 맑고 공기 좋은 시골로 오는 추세라고 하면서 적응하기 힘들어 훗날 다시 고향을 찾을 것이라고들 한다.

필자도 대구에 자녀가 있고 서울도 KTX로 1시간 반이면 오가며 모친과 형제자매를 볼 수 있기에 가족들 가까이 갔다. 태어나고, 환갑, 진갑을 보낸 '몸과 같은 고향'이지만 핏줄이라고는 아내와 단둘이 마주 보며 허송세월 보낼 생각을 하니 식물 같은 시간이 아깝다. 아직 패기와 열정이 있고 자녀 뒷바라지와 노모 효도를 맞벌이 직장핑계로 가족에게 못다한 일들을 값지게 하려고 인생에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낯선 객지에 1년 정도 살아보니 타향인 대구도 점차 정이 든다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에 깃들여지고 적응하게 되어있다. "다 사람들 사는 곳이니까" 대구에서 서울이 거리로 보면 상주에서 서울 가는 것 보다 멀지만 KTX 시대가 도래되어 오히려 거리가 먼 대구가 상주보다 더 빨라 교통역사에 대 변혁이 일어 난 것이다.

고속도로가 거미줄 같이 되어있는 상주에서 서울까지 고속버스로 2시간 반이면 간다. 그러나 지난 해 부터 본격적인 KTX 시대가 도래되어 대구에서 서울까지 1시간 반으로 오히려 더 빠르게 가니 세상 좋아졌다. 지금도 대구에서 서울은 고속버스나 열차 새마을호는 3시간 남짓 소요되니 KTX 등장은 과히 혁명적이다.

서울-포항 KTX노선도 내년 3월에 개통되어 경북최대 항구도시인 포항시민도 벅차고 기대에 차 있다. 일본과 러시아, 아메리카 관문인 환태평양 전진기지로 도약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고속철도 노선이 거론중인 경북내륙 시군마다 KTX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X가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는 신 성장 동력으로 지역발전의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에 그렇다.

내 고향 상주도 수서(분당)-광주(경기)-충주-상주-김천-진주-거제를 잇는 수서발-상주-거제행 중부내륙고속철도 KTX 개설을 학수 고대하고 있다. 고속버스로 상주-서울 2시간 반, 상주-대구 1시간 소요되지만 KTX 개설되면 서울 1시간, 대구는 30분 소요되기에 고속버스와는 반 이상 단축된다.

지금도 왠만한 도시에는 KTX가 지나고 있다. 경부선에 이어 호남선, 충청선, 내년 포항이 개통되고, 중앙선에도 청량리-경주KTX 2018년 개통에 앞서 최신 'KTX-새마을' 열차를 다음 달 부터 운행하며 '중부내륙 KTX 수서 발 거제 행'이 착공되면 전국은 우리가 바라던 꿈의 KTX시대가 도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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