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선 대구논공초등학교

요즘 흔히들 '참스승은 없고 삯꾼 교사만 있다.' '자신의 부와 명예를 드높이기 위한 공직자만 있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몹시도 몸이 움츠려 들었지만 큰소리로 반대를 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교사로서의 자괴감을 가끔씩 느끼곤 했다.

그러나 자신 있게 '이런 분도 있습니다!'라고 논공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을 모두에게 소개하고 싶다.

교장선생님이 새로 부임하시던 날! 모든 교직원들은 분주하게 학교 안팎을 청소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과연 어떤 분일까?'하는 기대감과 긴장으로 새 교장선생님을 맞이하려고 일찍 출근을 했다.

아니 그런데 차로 모시러 가겠다는 것도 굳이 마다하시던 교장선생님이 제일 먼저 학교에 출근해 계신 것이 아닌가! 교직원들이 마중하는 것도, 환영 인사를 유난스럽게 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미리 오셨다는 교장선생님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맘 좋은 웃음을 짓고 계셨다.

그 때 문득 조선시대 '삼마태수'(三馬太守)로 불린 청백리인 '송흠'이 떠올랐다. 당시 관리에 등극한 사람은 떠들썩한 부임을 하는 것이 일쑤였으나 5개 고을의 태수를 지내고도, 전근 갈 때마다 당시 전임지에서 관례로 주던 말 7마리 중 3마리만을 받아 어머니·부인을 태우고 간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의 상징 '삼마태수!' 허세를 모두 버리고 말 3필로서 검소하게 행차하며 청렴을 몸소 실천한 분이었다.

정말 '삼마태수!' 의 첫인상은 이후로도 그대로 이어졌다.

교장실로 보내 온 조그마한 화분까지 정중하게 돌려보내는 모습, 늘 몸소 화단까지 정리하시며 솔선수범 하시는 모습, 늘 수수하고 검소한 차림새, 퇴근할 때 마다 일어서지 말고 하던 일 하라는 격식 없으신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셨다.

직원들에게는 일절 선물을 받지 않으면서도 지난 추석에 계약직 교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자 교장선생님의 사비를 들여서 "내가 주는 것은 괜찮다." 하시며 선물을 건네셨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야 알고 우리들은 정말 감동을 받았다.

교장선생님께서는 학교를 경영하시면서도 학교의 예산은 국민의 세금이니 적은 금액도 허투루 쓰면 안 된다며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꼭 필요한 것인지 꼼꼼하게 점검을 해 주셨다. 교장선생님께서는 교직원에게 '예산을 사용할 때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보여주기 식 행사에 쓰지는 않는지, 많은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하라'고 당부하셨다.

비슬산 한 자락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서 있는 푸른 소나무 같은 교장선생님의 청렴한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서 학생·학부모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다른 교사와 공무원들에게 모범이 되는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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