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이나 날지 않았지만 한 번 날면 하늘 높이 오를 것이요, 삼년이나 울지 않았지만 한 번 울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문재인 의원이 지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초나라 장왕의 '불비불명(不飛不鳴)' 고사를 인용, "국민과 함께 높이 날고 크게 울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대선 후 문의원은 국민과 함께 크게 우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국민의 귀를 괴롭히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행으로 당내 분란과 국민들로부터의 비난을 자초해 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의원은 이 같은 문재인의원의 파행적인 처신에 대해 자숙을 요청하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의원은 당을 위기와 혼란에 빠지게 하고 소모적인 정쟁을 불러온 사람으로서 국민과 당 앞에 사과하고 자기가 한 말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대선후보 땐 문재인의 참배정치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현충원에 참배 간 문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묘소만 참배하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외면, '속이 좁은 정치인'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의원은 새정연에서 최대 지분을 가진 친노 좌장격이다. 그가 인정해야 비로소 당론이 결정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워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정치 중재자 내지는 해결자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갈등유발자'로 인식돼 '상왕'처럼 행동하는 정치인으로 낙인찍혀 있다.

여당과 재합의한 세월호특별법 당내 추인이 무산돼 한동안 난국을 초래케 한 것도 그의 가벼운 언행에 큰 책임이 있다. 의원총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세월호 유족 김영오씨의 단식농성에 동참, 당내 강경파들의 장외투쟁을 불 지피는 불쏘시게 역할을 했던 것이다.

국민의 귀에 거슬리는 발언을 멈출 줄 모르는 문의원이 또 국민의 귀를 거슬렀다. "우리는 협상에 졌다. 패배를 인정한다"며 세월호 특별법 '협상 패배론'을 펼쳐 구설수를 샀다. 세월호 문제가 편을 갈라 승패를 가를 문제인가. 문의원 자신은 정치거물로 생각하겠지만 어쨌든 국회초념병인 초선의원이다. 겸손을 잃으면 경망스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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