貧而樂道 (빈이락도) 가난하더라도 도를 즐겨라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에 관하여 공자의 높은 제자인 자공子貢이 묻고 공자가 대답하는 광경이다. 자공은 위나라 사람으로 공자보다 31살 아래인데, 매우 총명하고 영특하였다.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부자를 부러워하고 빈자를 측은하게 여긴다. 그러나 행복은 금전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으며, 누구의 마음이 더 편안하고 당당한가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총명한 자공은 "가난하면서도 부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가난한 자에게 교만하지 않다면 상당히 인격이 높은 편이지요?" 라고 물었던 것이다. 그러자 공자는 미소를 머금고 대답한다. "가하다!" 즉, 그것도 아주 좋다. 그러나 조금 소극적이니까, 이왕이면 가난하면서도 즐겁게 살고 부유하면서도 예의 바르다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말한다.

가난하면서 어떻게 즐겁게 살 수 있을까? 그것은 금전의 유무, 재산의 다과에 관계없이 정신의 경지가 높고 마음에 욕심이 적으면 가능하다. 이것은 나의 욕심 없이 깨끗한 마음을 사랑하고, 나의 동요 없이 평안한 마음을 즐기는 데서 온다. 즉, 욕심 없는 곳에 행복이 있다. 그리고 부자라도 생각이 있다면,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고 교만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부자의 참 행복도 있을 것이다. 실제 안회는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겼고, 맹상군은 부유하면서도 겸손하고 예를 좋아하였다. 맹상군은 춘추시대 4군자의 한 사람인데, 3천 명의 식객을 돌본 것으로 유명하다. <학이편>

一. 가난하면서도 아첨하지 않고

貧而無諂(빈이무첨)

二. 부유하면서도 교만함이 없으면 어떠합니까?

富而無驕 何如(부이무교 하여)

三.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좋다!

子曰 可也(자왈 가야)

四. 그러나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기고

未若貧而樂(미약빈이락)

五.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네.

富而好禮者也(부이호례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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