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長安)은 중국의 고도(古都)다. 우리나라의 경주와 같은 역사도시다. 현재 산시성(陝西省)의 성도(省都) 시안시(西安市)가 옛 장안터다. '장안'은 '서울'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한(漢) 왕조의 시기에 장안으로 명명됐는데 수도를 뜻하는 대명사로 굳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전한(前漢), 북주(北周), 수(隋) 왕조의 수도였으니 말이다. 당(唐) 왕조 시대에 장안은 대제국의 수도로서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로 발전했다. 송(宋) 왕조 이후 정치·경제의 중심이 동쪽의 개봉(開封)으로 옮겨가면서 장안은 더 이상 수도로서의 기능을 잃었다.

장안은 주변 여러 나라 도성 건설의 모범으로서 신라 왕경(王京)이나 발해 상경용천부는 물론, 일본의 헤이조쿄(平城京)와 헤이안쿄(平安京)가 이를 모방해서 건설했다.

장안은 중국적 우주질서의 중심이자 동서 교류 출발지다. 8~9세기 콘스탄티노플, 바그다드와 함께 세계 최대의 국제도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진(秦)·한(漢)·수(隋) 왕조에 이어 중국역사상 네 번째 통일제국을 이룩한 당(唐)은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유례없는 안정과 번영을 구가했다. 당은 중국 고대사의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불꽃과도 같은 제국이었다. 특히 문화적으로 당은 문학·미술·음악·종교 등 각 분야에서 다채롭고 수준 높은 성과를 이룩했다. 한족과 호족, 귀족과 서민, 중화와 외래의 것이 뒤섞여 만들어 낸 이 시기 문화는 고대 중국문화의 절정이었다. 그리고 그 정점에 수도 장안(長安)이 있었다.

장안의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돼 있는 지금의 시안이 우리나라 고도(古都) 경주와 결연을 맺은 지 20년이 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시안에서 뜻 깊은 기념행사가 열렸다. 최양식 경주시장과 동쥔 시안시장 등 양 도시 관계자들이 시안시 찬바생태공원에 기념 상징물을 세워 제막식을 갖고, 서화 교류전, 경주홍보 사진전도 열어 유대를 더욱 돈독하게 했다는 소식이다. 양 도시의 교류를 통해 세계를 호령하던 신라의 수도 서라벌, 당의 수도 장안의 영광을 재현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