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친미(親美)를 부끄러워하지 말라 ②농민 눈치 볼 필요없다. ③돈 많은 건 죄가 아니다 ④대중음악도 철학만큼 중요하다 ⑤이스라엘 지지하면 어떠냐 ⑥미국식 민주주의 연구해볼만 하다 ⑦생각보다 행동으로 보여라 ⑧극우파 성역 정면돌파 ⑨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재가입 추진 ⑩엘리트 코스 안거쳐도 출세.

"유럽의 가장 역동적인 지도자"로 불렸던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시절 프랑스 내 오랜 사회적 병폐였던 10가지 터부(taboo)를 타파하는데 총력전을 폈다. "새로운 프랑스 혁명이 시작됐다"며 세계 언론들은 사르코지의 개혁정치에 찬사를 보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미국서 휴가를 보내던 중 부시 대통령의 별장에 초대받은 사르코지가 청바지를 입고 나타나 세계를 놀라게 했다. 비록 비공식적이었지만 명색이 정상회담 자리인데 자존심 강한 프랑스 대통령이 청바지를 입은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프랑스 지도자들에게 그동안 친미는 카우보이식 자본주의에 대한 굴복과 동일시 돼 왔기 때문에 사르코지의 일탈은 친미를 상징하는 혁명이었다. 로렉스시계를 보란듯이 차고 헐리우드 영화를 즐겨보며 철학자 사르트르보다 록가수 조니 할리데이를 더 좋아하면서 데카르트의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명제를 '일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바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쉼없이 뉴스거리를 제공해 '옴니프레지던트(omnipresident; 모든 곳에 존재하는 대통령)'란 별명을 달았다.

내치 뿐만 아니라 외치에서도 사르코지는 개혁적인 지도자였다. EU정상회의가 성과없이 말잔치로만 끝나는 것이 당연시 되던 풍토도 '말은 적게, 행동은 많이'가 모토인 사르코지의 등장으로 사라졌다. 사르코지가 EU의장직을 떠날 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엄청난 속도와 무모할 정도의 파격을 앞세운 사르코지의 리더십은 장엄했다"고 평가했다. 그의 개혁정치는 제5공화국을 세운 드골 이후 최고의 국민지지를 받기도 했다. 2012년 대선서 올랑드 현 대통령에게 패배, 정계를 떠났던 사르코지가 2017년 대선을 겨냥 정계복귀를 선언, 흥미진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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