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Silk Road)'는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이 중국을 다녀간 후 1877년 '중국'이라는 책에서 독일어로 '자이덴슈트라젠(Seidenstrassen)'이라고 명명하면서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주지로(絲綢之路)'라 부른다. 우리말로 '비단길'이다. 총길이 6천400㎞에 달하는 이 길은 중국 중원(中原) 지방에서 시작해 허시후이랑(河西回廊)을 가로질러 타클라마칸 사막의 남북변을 따라 파미르 고원, 중앙 아시아 초원, 이란 고원을 지나 지중해 동안과 북안에 이른다.

경북도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을 연데 이어 올해 9월 경주에서 '이스탄불 in 경주 2014'를 열어 문화와 통상의 실크로드 복원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가 오래 전부터 동아시아 고대 문화의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신라의 고도 경주에서 이스탄불에 이르는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9월 16일 포항 영일만항을 출발해 지난달 31일까지 중국 광저우와 베트남 다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말레이시아 말라카, 인도 뭄바이, 이란의 이스파한으로 이어지는 총 2만3000㎞의 해양 실크로드 탐험을 마친 경북의 대원들이 귀국했다.

인구 30억 명에 이르는 중국, 중앙아시아 시장과 교역로 복원에 나서고 있는 경북도에 자극받았는지 어제 중국이 거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중국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과의 경제통합을 겨냥한 '실크로드 기금' 400억 달러(약 43조 7천400억 원)를 출연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 C) 비회원 국가 정상들을 베이징에 불러서 연 '소통과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대화'에서의 발표다.

중국은 이 기금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주변지역 국가들의 기초시설, 자원개발, 산업협력, 금융협력 등에 투자, 융자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 했다. '일대일로'란 시 주석이 이끄는 현 중국 지도부가 추진 중인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끝 글자를 따서 만든 새로운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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