守死善道 (수사선도) 죽음을 무릅쓰고 도를 지켜야 한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도를 공부하는 선비의 처세에 대한 공자의 주옥같은 충고다.

먼저 개인적인 몸가짐이다. 도에 대한 믿음을 돈독히 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여야 한다. 믿음이 강해야 멀고 먼 학문의 길을 끝까지 갈 수 있다. 배우는 것을 좋아해야 학문이 깊고 넓어진다. 도를 행하면서는 때로는 죽음도 불사해야 한다.

다음, 선비가 세상에 처하는 요령이다. 위태로운 나라에는 들어가지 말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살지 말아야 한다. 도를 지키는 착한 사람이 자칫 그 혼란에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로는 어지러운 위나라에서 벼슬을 하였는데, 왕위 다툼에 말려 목숨을 잃었다.

선비와 현자의 대원칙은,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오고 도가 없으면 숨는다는 것이다.

나라에 도가 있어 정치가 바르고 예법이 잘 시행된다면 당연히 세상에 나아가 자신의 학문을 펼쳐야 한다. 그럼에도 오히려 등용되지 못하고 빈천하게 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는 자신의 인격과 학문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라에 도가 없어 정치가 잘못되고 예법이 시행되지 않으면 조용히 초야에 머물러야 한다. 혹시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벼슬을 하거나 재산을 모을 수 있지만, 작은 자리와 조그만 가업에 만족해야 한다. 그런데도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큰 부를 축적한다면 이는 부끄러운 일이다.

아첨과 모함과 부조리가 난무하는 세상에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태백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믿음을 돈독히 하고 배움을 좋아하며, 죽음으로써 지키면서 도를 잘 행해야 한다.

篤信好學 守死善道(독신호학 수사선도)

二. 위태로운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거처하지 말아야 한다.

危邦不入 亂邦不居(위방불입 난방불거)

三.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오고, 도가 없으면 숨는다.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천하유도즉현 무도즉은)

四. 나라에 도가 있는데 빈천함은 부끄러운 일이요,

邦有道 貧且賤焉恥也(방유도 빈차천언치야)

五. 나라에 도가 없는데 부귀함은 부끄러운 일이다.

邦無道 富且貴焉恥也(방무도 부차귀언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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