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감상> 이 가을의 끝머리에서 시낭송하는 청아한 소리를 듣는다. 윤동주의 '서시'다. 들으면서 그 소리의 운율에 나도 올라탄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윤동주는 시를 쓰는 마음과 삶이 일치한 사람이다. 좋은 예술을 하겠다는 사람은 탐욕을 멀리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편안한 맘을 갖게 한다. 정말, 오늘밤에도 하늘에는 반짝반짝 별이 바람에 스치울 것이다. (시인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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