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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野, 산케이신문 다루기

악의적인 왜곡 보도 얄밉지만 한·중·일 관계회복과 발전 위해 한국의 언론자유·관용 보일 때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등록일 2014년11월19일 20시42분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박근혜대통령이 13일 아세안회의에서 제안한 한·중·일 정상회담이 주목을 받았다. 중국과 FTA 가서명 직후다. 역동적인 순방외교로 자평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대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4일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호주 브리즈번에서 "12월 말 전후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3국 정상회의에 앞서 펴는 멍석이다.

한중일 정상회담 카드는 중일간 영토분쟁과 일본의 노골적인 우경화로 경색된 한일관계에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해 나가기 위해 선택한 우회로다. 동북아시아의 긴장질서도 푸는 '외교적 이니셔티브'도 잡는다. 그런 로드맵대로 된다면 북한의 핵 억지나 대외개방에도 큰 도움이 될것이다. 북한으로서도 세계 최고의 시장으로 떠오르는 거대한 한·중·일 경제권과의 협력을 하지 않고는 생존방법이 없을 것이다.

한·일은 경제적으로 깊은 의존관계다. 1965년에 비해 지난해 한일 양국 간 상품 교역규모는 431배 늘었다. 일본과의 상품무역에서 누적기준 5천억 달러, 서비스 교역에서 134억 달러 흑자를 거뒀다. 1968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의 일본 직접투자액이 5억8천만 달러, 일본의 한국 직접투자액이 36억 달러다. 올해는 전례없이 양국 교역이 크게 줄었다. 정치적 갈등의 골이 패인 데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 여파다.

한·중·일 삼국은 지금보다 진전된 경제협력을 할 여지가 많다. 과거사 문제 등에 가로막혀 있지만, 삼국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특히 한일 양국이 기술공유 등 경제협력을 강화해 제3국 공동 진출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면 경제판도는 달라진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은 양국이 쥐락펴락 하고, 곧 열릴 러시아 극동지역까지 거대한 환동해 경제공동체시대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는 희망이 있다.

물론 정상회담 한번 한다고 해서 전도가 갑자기 밝고 평탄해지는 것은 아니다. 갈 길은 아직 험난하다. 산케이신문 기자 기소문제의 해소가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야당이 나서 산케이 보도를 비판하는 발상의 전환을 왜 하지 못하는가. 청와대가 못 이긴척 물러서는 전략적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야당의 심모원려에 국민이 박수를 칠 것이다.

산케이신문의 행태는 얄밉다. 칼럼이 풍문이 나돌게 된 배경이 아니라 풍문에 초점을 맞췄다. 재료는 일부 국내신문과 같아도 전달 의도가 악의적이다. 미혼의 여성대통령을 모독한 인권 문제이고 타국 원수를 흠집 내려는 불순의 동기가 섞여 있다. 일본 언론은 한국의 언론자유를 거론하고 있지만, '국경 없는 기자회'와 '프리덤 하우스'가 발표하는 언론자유 순위에서 한국이 57위다. 일본의 59위보다 앞선다. 한국은 적어도 정치권력으로부터는 언론 자유 국가다.

한일은 정치외교적으로 경쟁관계다. 5세기 왜는 백제 가야와 3국 연합으로 신라를 공격했다. 고구려 원병으로 격퇴했지만 이후 수 없는 침략과 노략질을 한 일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통령이 산케이신문의 피해를 용서해주는 결단을 내린다면, 국제사회로부터 언론자유와 관용성을 공인받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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