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통그림 한 두 점이 걸려 있는 다다미방에 들어가면 기모노를 차려 입고 타래머리, 모오와레를 올린 여성이 무릎을 꿇고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한다. 그리고는 차를 권하고 목욕할 때 입는 옷인 유카타를 내와 건넨다. 손님은 온천에서 목욕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저녁 식사는 '가이세키'요리로 일종의 코스 요리다. 가이세키요리(懷石料理)는 옛날 일본 선종의 승려들이 수행을 할 때 추위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따뜻하게 데운 돌(石)을 가슴에 품었다(懷)고 한데서 유래했다. 보통 가이세키요리는 1즙3채를 기본으로 한다. '즙(汁)'은 국을 말하고 '채(菜)'는 반찬을 뜻한다. 이처럼 간단한 요리였지만 관광객을 위한 만찬일 경우 약 2시간에 걸쳐 천천히 더 많은 요리가 나온다.

이는 일본의 전통 숙박 시설인 료칸(旅館)에서의 일반적인 손님 대접 모습이다. '여관'이라지만 우리나라의 여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일본 전역에는 2천 곳이 넘는 료칸이 있다. 료칸은 단순히 여행객들이 하룻밤을 머무는 곳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비싼 요금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일본의 료칸은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음식과 독특한 서비스로 호텔보다 낫다는 평을 받을 정도다. 이 때문에 많은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료칸 숙박을 한 번 해 보고 싶어 한다.

안동상공회의소가 안동의 46개 고택(古宅)을 관광 상품화 하겠다고 나섰다. 종가와 종택 등의 아름다움을 적극 알리고 문장(紋章)과 인장(印章)을 디자인 하는 등 브랜드화 한다는 것. 전국의 지정문화재 고택 747동 중에 경북에 296동(39.6%)이 있다. 지난 2004년 문화관광부의 전통한옥 관광 자원화사업 대상으로 지정 된 고택 99곳 중 경북지역 고택이 47곳(47.5%)이나 된다. 지역의 고택숙박을 일본의 료칸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서는 대접하는 음식에서부터 손님 응대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 폐가가 되다시피 했던 고택은 잘만 가꾸면 료칸을 뛰어넘는 교육과 문화, 역사가 숨 쉬는 숙박문화 공간으로 재탄생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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