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피는 꽃 외출판사 통큰세상 ㅣ 지은이 김일광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에 동심을 저당잡힌 아이들을 동심의 세계로 '회귀'시키는 동화집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책에 담긴 글은 많지 않지만 그 울림은 깊다.

꾸밈없고 순수한 이야기는 즐거움과 가슴 따뜻한 위안을 전하고, 한획한획 공들여 그린 인물과 배경에서는 쉽게 넘길 수 없는 작가의 내공이 엿보인다.

도마뱀과 도마뱀출판사 고인돌 ㅣ 지은이 윤태규

△산에서 피는 꽃

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엄마라서 행복해' '귀신고래' 등으로 유명한 김일광 동화작가는 최근 '산에서 피는 꽃 외(통큰세상)'를 출간했다.

출판사 통큰세상이 선정한 필독도서 '한국명작 문학전집 70권' 중 11권으로 출간된 이 책에는 '산에서 피는 꽃' '오빠 따라잡기'가 함께 수록됐다.

두 작품 모두 어린이들이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그려낸다. 어린이들이 성장과정에서 겪는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 기쁨, 안타까움, 분노 등의 감정이 진솔하게 드러나 있다. 때로는 어렵게, 때로는 익살스럽게 이겨내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파란파도출판사 문학동네 ㅣ 지은이 유준재

한편 '한국명작 문학전집 70권'에는 1923년 색동회를 조직한 방정환 작가의 작품부터 1970년대 이전까지 가장 빛나는 작품 112편, 1970년대 이후 등단한 작가들 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명작가 15인의 작품 68편 등 청소년이 읽어야할 한국문학 260편이 실렸다.

국내외 권위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을 비롯해 문학성이 뛰어나 풍부한 지성과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문학 선집이다.

△ 도마뱀과 도마뱀

'도마뱀과 도마뱀(고인돌)'은 오랫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여러 권의 교육 지침서와 동화책을 펴 낸 윤태규 대구 동평초등학교장의 정년퇴임 기념 동화집이다.

이 책에는 집을 지을 때 목수가 친 대못이 우연히 몸뚱이 한가운데 박혀 옴짝 달싹 못하는 도마뱀에게 벌레를 잡아다 몇 년 동안 먹여 살리는 도마뱀 이야기 '도마뱀과 도마뱀'을 비롯해 총 열 편의 동화가 실렸다.

윤 작가의 동화에는 웃음꽃 피어나는 학교 이야기, 배움과 놀이와 일이 하나 되어 행복한 교실 이야기가 어울려 있다. 또한, 경쟁보다 어울림, 개성과 함께 함으로 다 같이 1등 하는 이야기로 지나친 경쟁 교육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해독시켜 준다. 작가는 동심의 눈으로 세상의 어두운 구석을 밝혀내고, 아이들이 중심이 된 마을 공동체, 밝은 사회를 꿈꾸게 한다.

△파란 파도

유준재 작가는 그림책 '파란 파도'(문학동네)를 통해 전쟁과 평화, 삶과 죽음이란 묵직한 주제를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온몸이 파란색 털로 뒤덮여 '파란 파도'로 불리며 전쟁터를 누빈 군마(軍馬)의 이야기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주어진 삶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군마 파란 파도는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이는 도구에서 벗어나 사람을 살리고 평온한 안식을 얻게 된다.

동화책 속 선과 악과 이상을 각각 백·흑·청의 대비로 상징시켜 그려 낸 게 독특하다.

이른 새벽, 파란 말의 탄생으로 마을이 떠들썩하다. 군주는 이를 신의 계시라 공표하고, 파란 말은 새끼 때부터 철저히 군마로 길러진다. 노병의 혹독한 훈련과 사람들의 기대 속에 달리고 싸우고 강해지는 법만 익힌 파란 말은 '파란파도'라 불리며 거침없이 전장을 누빈다.

그리고 그날, 흰 눈이 내리는 전쟁터에서 자신과 똑같은 눈동자를 하고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는 어린 병사를 본 순간, 파란파도는 멈춰 선다. 한순간도 전진을 멈추지 않았고 한 번도 자신에게 맡겨진 운명을 의심하지 않았던 파란파도가 마침내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 속의 군주는 우리 사회를 닮았고, 파란파도는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을 닮았다. 군주의 승리는 죽음을, 파란파도의 죽음은 오히려 삶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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