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울진군 협상 15년만에 타결…원전 4기 건설 본격화

국내 원자력발전소 운영 및 건설 현황신규 원전 건설을 둘러싸고 15년간 이어져 왔던 정부와 울진군 간의 협상이 21일 마무리돼 원전 4기의 건설 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15년간 이어져 오던 정부와 울진군 간의 협상이 마무리 돼 울진에 들어설 원전 4기의 건설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 정부는 원전 유치에 대한 반발 기류가 상대적으로 덜한 영덕에 대규모 지원 방안을 제시하는 등 추가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신한울 원전 협상 15년 만에 타결 = 정부는 울진군과 1999년부터 끌어 온 신규 원전 건설 협상을 이날 타결했다.

정부가 울진군에 8가지 지역 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울진군은 신한울원전 1·2호기의 건설 계획을 받아들이면서 향후 3·4호기 신설 사업에도 협조할 뜻을 밝히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핵심 쟁점은 신규 원전을 울진에 짓되 정부가 이 지역에 어느 정도의 보상을 해 줄지였다. 협상이 개시된 1999년 울진군은 14가지 지역 사업을 실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2009년 정부와 울진군은 지역 사업의 수를 8가지로 줄이는 데 합의했지만 이후로는 지원금 규모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 한수원이 기본적인 지역 인프라 사업에 더해 '관동8경 대교' 건설과 종합체육관 건립, 상수도 시설 개선 등을 약속하면서 울진군과 합의점을 찾아냈다. 지원사업 규모는 총 2천8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울진은 정부와 지자체간 합의로 신규 원전 건설에 속도가 붙었다.

신한울 1·2호기는 설비용량이 1천400㎿급으로, 2018년 4월에 준공과 함께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신한울 3·4호기는 2023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잡고 있다.

◇ 정부 "영덕 원전 지원금 1조5천억 투입" = 정부는 울진에서의 협상 타결을 발판 삼아 추가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팽팽하게 맞선 삼척보다는 영덕에 우선 주목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울진군과의 합의서 서명식에 참석한 데 이어 오후에는 영덕군을 직접 찾아 지역 주민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영덕 원전 건설에 따른 지원금 1조5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전 반대 여론이 더욱 고조되기 전에 대규모 지원 약속을 내걸고 원전 건설 추진 선언을 내놓은 셈이다.

1조5천억원은 신규 원전 추진 단계부터 운영허가 기간인 60년간 지역 사회에 제공될 법정 지원금의 총액으로, 협상 추이에 따라서는 추가 지원금이 나올 수도 있다. 이날 정부가 울진군과 합의한 2천800억원의 지원금은 추가 지원금에 해당한다.

정 총리는 2029년까지 15년간의 중장기 전력수급 계획을 결정하는 정부의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영덕 원전 건설을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을 자율적으로 유치한 지자체에 제공되는 지원금을 영덕군에 조기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2016년까지 주려고 했던 380억원을 내년까지 모두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한수원도 차질 없이 지역 발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11일 경북도 및 영덕군, 경북테크노파크와 지역 사업 발굴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출범하는 민간 전문가 포럼인 '영덕 행복도시만들기 포럼'이 올해 말부터 2016년까지 지역 발전 효과를 극대화할 다양한 사업 방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한수원은 강조했다.

반면 반핵 시민단체에서는 정부의 움직임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 총리의 울진·영덕 방문은 삼척에서 불붙은 탈핵 흐름이 영덕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는 원전 유치를 반대하는 국민의 뜻을 바탕으로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