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주연 내달 17일 개봉 가족 위해 희생했던 삶 그려

"정말 힘들고 가난하고 어려웠던 그 시절에 가족과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우리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들에 대해서 언젠가는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천만 관객이 본 '해운대'(2009) 이후 5년 만에 연출자로 복귀한 윤제균 감독의 말이다.

'국제시장'은 이 같은 연출의 변처럼 어렵고 힘들게 살았던 윤 감독 아버지 세대에 대한 헌사다.

한국전쟁 탓에 고향 함경도 흥남을 떠나 부산에 정착한 덕수네 가족. 피난 도중 아버지(정진영), 여동생과 헤어진 덕수(황정민)는 부산 고모의 집에서 엄마(장영남), 그리고 나머지 두 동생과 함께 힘겹게 살아간다.

어머니와 함께 집안을 꾸려나가느라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한 덕수는 공부 잘하는 동생 학비를 내고자 보수가 두둑한 파독 광부를 지원해 합격한다.

격무의 연속인 독일 탄광 현장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래도 절친한 친구 달구(오달수) 덕택에 근근이 버텨나간다.

영화는 한국전쟁, 파독 광부,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상봉 등 한국 현대사에 발자취를 남긴 굵직한 사건을 따라간다.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플래시백 구조로 이뤄졌지만 영화의 흐름은 연대기적 순서에 따른다.

피난민 10만 명을 구출한 흥남철수작전을 조명한 극 초반, 영화는 팽팽한 활시위처럼 긴장감이 넘친다.

배에 올라 타려는 피난민들의 절박한 모습, 그리고 끝내는 이산가족이 되고 마는 덕수 가족의 불행한 이야기가 거대한 스케일 속에 녹았다. 2시간여의 상영시간 동안 스토리와 스케일이 가장 잘 맞아떨어진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국제시장'은 전적으로 대중성에 방점을 뒀다. 이야기의 소재, 흐름, 유머는 물론 배우의 연기까지 통속적이다. '가족의 고난'이라는 쉬운 화두로 60~70대 관객까지를 겨냥했다.

순제작비만 약 140억원이 들었다. 태국과 체코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고, 007 스카이폴의 스웨덴 특수 분장팀이 제작진에 합류했다.

12월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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