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質彬彬 (문질빈빈) 내용과 형식이 함께 빛나야 군자라 할 수 있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내용이 중요한가, 형식이 중요한가에 대한 공자의 답이다. 실질적이고 가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내용이 중요하다 할 것이고 모양을 잘 내고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형식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공자는 "내용, 즉 실질이 형식, 즉 문식을 이기면 거칠고, 문식이 실질을 이기면 화려하다. 실질과 문식[바탕과 꾸밈]이 잘 조화된 후에야 군자답다"라며 이 두 가지를 겸비해야 한다고 명쾌히 결론 내렸다.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과일의 포장이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그 속에 든 과일이 일부 상하였거나 맛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빵이나 과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깨끗하게 보이지 않으면 그것도 좋지 않다. 더구나 가치를 올리려면 예쁜 포장도 필요하다. 아무리 호랑이라도 그 멋있고 위엄 있는 가죽무늬가 없으면 체면이 서겠는가?

교육학에 '형식도야론'이라는 것이 있다. 일정한 형식이 그것을 익히는 사람에게 주는 특별한 학습효과를 말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수학을 많이 공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논리적이게 되어 추리 같은 것도 잘하게 된다. 차렷 자세와 바로 앉기를 많이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신이 바를 수 있어, 검도 같은 무술을 하면 정의감과 용기가 늘어난다는 학설이다. 이처럼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 또한 중요하다. <옹야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실질(내용)이 문식(형식)을 이기면 거칠고

質勝文則野 (질승문즉야)

二. 문식(형식)이 실질(내용)을 이기면 화려하다.

文勝質則史 (문승질즉사)

三. 문식(형식)과 실질(내용)이 함께 빛나야 군자라 할 만하다.

文質彬彬 然後君子

(문질빈빈) (연후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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