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사람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밥 먹는 일이다. 의식주(衣食住)라 했지만 사실 먹는 것(食)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흔히 옛 어른들이 말했듯이 '신외무물 식이위대(身外無物 食而爲大)'다.

장삼이사는 물론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있는 대통령도 먹는 것만큼은 거를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들의 성격이 다른 만큼 그들이 즐겨 먹는 음식도 달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물김치·콩나물·두부·김·된장찌개·생선구이·북어요리를 좋아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칼국수는 유명하다. 재임 당시 청와대 오찬 모임에서는 칼국수가 거의 고정 메뉴로 나왔다. 게다가 양도 적어서 일부 참석자는 투덜대며 밖에 나와 점심을 한 번 더 먹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된장찌개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더덕과 두릅, 노태우 전 대통령은 호박죽과 전복죽을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식가로 알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음식을 가리지 않았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굴전과 국밥을 좋아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밥과 국수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미시가 지역의 역사적 대표인물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밥상을 상품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생전에 좋아했던 쌀밥에 북엇국과 명란젓, 오이소박이, 취나물무침, 부추무침 등을 차린 '통일미 밥상', 보리와 쌀을 섞은 밥, 감자·고등어조림, 비름나물 무침, 콩나물 무침, 열무김치, 두부 전, 된장찌개로 꾸민 '보릿고개 밥상', 조개칼국수에 감자채볶음, 멸치풋고추조림, 시금치나물, 김치를 곁들인 '혼·분식 밥상'을 선보였다. '새참상'은 막걸리, 풋고추, 된장, 해물파전, 비빔국수로 꾸며졌고, '도시락'은 박 전 대통령이 현장에 나갈 때 자주 먹은 김밥을 비롯해 마늘장아찌, 멸치볶음, 콩자반, 김치로 구성했다고 한다.

이 메뉴 개발에는 박 전 대통령 생전에 청와대 조리실에 근무했던 손성실씨가 책임연구를 맡아 고증했다고 한다. 구미에 가면 '박정희 대통령의 밥상'을 한 번 받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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