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故而知新 (온고이지신) 옛것을 되새겨 새것을 살펴라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매우 유명한 문자이다. 온고는 옛것을 푹 고아 소화한다는 말이며, 지신이란 새로운 것을 안다는 뜻이다.

한편 이(而)는 어조사로서 자주 쓰이는데 '그리고, 그래서, 그러면서, 그런데, 그러나' 등 여러 가지로 쓰이는 편리한 접속사다. 영어로 하면 and와 but의 두 뜻을 모두 지니고 있다. 따라서 '온고이지신'은 옛것을 충분히 소화하여 내 것으로 하여 현재 일어나는 새 일들을 잘 이해하며 판단한다는 뜻이다. 이 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남의 스승 되기에 자격이 넉넉하다고 한다.

지나간 과거는 전통에 속하는데 이를 고수하면 보수적이라 한다. 현대는 새롭게 움직이며 생동하는 문화로서, 미래지향적이며 진보적 성향을 지닌다. 대체로 나이 든 사람은 옛것을 선호하고 젊은이들은 새것을 좋아한다. 고전에 밝은 사람이 시대의 흐름과 유행사조를 알기 어렵고 현대를 예찬하는 사람이 전통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기 힘들다.

그러나 현대는 과거가 쌓여서 총체적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요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서 달랑 잘라낼 수 없는 시간이다. 현대와 과거는 연속적이어서 분리할 수 없다. 현대는 짧고 과거는 길다. 이미 지나간 사실이지만, 과거는 전통이라는 거대한 뿌리가 되어 현대의 의미를 가르쳐주고 앞으로의 진행방향을 예시하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전통과 역사에서 터득한 풍부한 경험과 세상을 살아가는 원리를 가지고 현대를 이야기하고 해석하면서, 현대인들이 바른 방향으로 미래를 열어나가게 도와주는 것이 스승의 역할이다. <위정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옛것을 되새겨 새것을 안다면

溫故而知新 (온고이지신)

二. 가히 스승이 될 수 있다.

可以爲師矣 (가이위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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