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몸까지 척수 공간 부족해 초기 손 근력저하·감각이상 발생 빠른 진단·적절한 수술 치료 필수

김만수 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진료 처장

 

본원은 뇌졸중과 척추질환 전문병원이어서 간혹 환자 스스로도 또 진료를 한 의사도 처음 환자의 증상이 뇌졸중이라 판단하고 검사를 하는 도중 뇌줄중이 아니라 경추부 척수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는 본원에서만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도 경추부 척수증 환자의 증상이 뇌줄중의 증상과 유사하기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경추부 척수증이란 뇌에서부터 몸으로 내려가는 척수가 경추의 척추관내에서 어떤 원인에서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발생한다. 특히 경추부 추간판의 심한 중심부 돌출, 경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척추관 내의 직경감소(경추관협착증), 척추관절의 골극형성, 또는 동양인에서 호발빈도가 높은 후종인대골화증에서 발생한다. 이때의 증상이 병이 있는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하며 뇌졸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데 면밀한 병력조사와 신체 진찰 없이는 진단하기가 쉽지 않고 간혹 엉뚱한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지다가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경추부 척수증의 가장 흔한 초기증상은 손의 근력저하, 부자연스러운 손놀림 및 감각이상 등이며 손으로 시행하는 세밀한 작업에 제한이 발생한다. 주로 환자들이 글쓰기, 젓가락질 등이 힘들어진다고 표현한다. 이러한 증상을 시작으로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악화돼 양하지의 근력저하, 균형감각 소실 등으로 인한 보행장애가 발생하고 이와 동반해 소변기능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초기의 증상에는 목을 갑자기 움직이거나 뒤로 젖힐 때 팔과 등쪽으로 방사되는 통증이 있어 경추부 디스크와 오인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추부 척수증은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질환이 점점 진행되고 증상 기간이 오래되고 신경학적 이상증세(상하지마비, 감각이상, 소변기능장애)가 발생하고 나면 이후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하더라도 완전한 회복이 되기 힘들다. 따라서 정확한 문진, 이학적 검사를 통한 빠른 진단과 상태에 따른 적절한 수술적 치료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경추의 척수가 심하게 압박돼 있는 경우 경미한 외상에도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에 예방적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진단은 경추부 MRI와 CT로 확진하게 되고 신경근전도 검사(체성감각유발전위 및 운동유발전위)로 신경 손상정도 및 손상된 신경부위를 확인할 수 있다. MRI의 경우 척수의 압박뿐 아니라 동반된 척수부종도 확인할 수 있어 수술의 범위 및 예후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CT의 경우 후종인대골화증과 같은 골성 병변의 확인에 유용하며 수술시 기구고정술을 할 경우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치료로는 대개 수술적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척수나 신경근에 영구적 변화가 오기전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하기전에 조기에 수술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병변의 분절 숫자가 작은 경우(대개 3마디미만) 전방경유 감압 및 척추유합술을 시행하고 병변의 분절 숫자가 많은 경우(3마디이상) 후방경유 후궁절제술 및 척추유합술을 시행하거나 경추부 후궁성형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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