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이 돌이 되는 느린 시간이 내려오고 있다

얼마나 많은 기도를 올려야 서로의 평온에 닿을 수 있을까

둥글은 인류가 묻어둔 눈물의 묘지

사랑도 그래서 한 방울 눈물에서 시작하여 서로에게 이르자고

혈관에 뼈가 서는 시간이다

어둠을 짚으며 고요히 우는 간격이다

<감상> '둥글은 지구가 묻어둔 눈물의 묘지'란 행에서 발길 멈추듯 눈길이 머문다. 지구가 눈물을 묻어둔 곳이 있다면? 종유석은 석회암 동굴 고드름처럼 매달린 것을 말하고, 석순은 돌고드름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탄산칼슘 용액이 굳어 쌓인 것을 말한다. 종유석은 아래로 내려가려 하고, 석순은 위로 올라가려 한다. 오랜 세월의 흐름에 종유석과 석순은 서로 한 몸 석주가 된다. '사랑도 그래서 한 방울 눈물에서 시작하여 서로에게 이르'자고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것 쉽게 이룰 수 없는 사랑일 때 더 절실하게 다가올 것이다. (시인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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