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안전음주 하루 소주 3잔 꿀물·과일쥬스 등으로 수분 보충 올바른 음주습관으로 건강지키자

김용길 순천향대 구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송년 모임들로 일정이 많은 달이면서, 힘들었던 한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기약하는 뜻 깊은 달이다. 그러나 이런 소중한 자리가 간혹 지나친 음주로 자신들의 건강을 해치고 더 나아가 음주 운전이나 폭행 사건에 연루되는 등 불의의 사고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인들의 음주습관은 자기 파괴적이며, 후유증이 심하다. 밤마다 삼삼오오 모인 직장 동료들이 먹고 죽자를 소리쳐 외치며, 폭탄주로 대변되는 직장 술 회식 문화는 개인의 건강이나 안녕을 넘어 회사 및 사회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기도 한다.

 

잘못된 음주는 단기적으로 쇠약감, 구역, 두통, 속쓰림의 증상이 있지만 연말연시 장기로 이어지다 보면 누적섭취량에 따라 복통, 부종, 치부의 거미상 혈관, 복수와 황달 등이 나타나며 영양결핍과 말초신경병변의 이상 감각, 성기능질환, 치매나 중추신경 장애와 심장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뿐인가? 심리적 질환과 나아가 가정불화와 근무장애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무엇보다도 지방간, 간염, 간병변 등 과음은 간을 손상시킨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지속적인 음주에 의해 유발되는 간질환이다. 연말연시 과음과 폭음으로 인한 간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보건복지부에서는 하루 소주 3~4잔 정도가 적정음주 또는 안전음주라고 기준삼고 있다.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한도가 소주 3잔이다. 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적정양의 술을 천천히 마시는게 좋고 매일 마시기보다 음주 후 2~3일은 금주해 간을 쉬게 한다.

 

빈속에 마시면 흡수가 빠르므로 식사 후 또는 고단백 안주와 함께 마시자. 안주가 간을 보호하지는 못하지만 위염을 예방하고 알코올 흡수를 줄이며 단백질, 엽산 등의 영양 공급에 효과가 있으므로 술만 먹기 보다는 기름진 안주는 피하면서 치즈, 육포, 두부, 과일 등이 좋다. 마지막으로 수분섭취도 중요하다. 알콜이 체내에 흡수되면 이를 해독하기 위해 간의 산소요구량이 늘어나는데 이때 물을 마시면 탈수를 교정해주면서 도움이 된다.

 

음주 후에 탄산음료를 마시거나 사우나를 피하는 것이 좋고, 충분한 숙면을 취하도록 한다. 술을 술로 푼다면서 해장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식혜나 꿀물, 과일쥬스, 스포츠음료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콩나물국, 북어국 등을 먹어 속을 달래는 것이 좋다.

 

"술에 취해 평상심을 잃어버리는 자는 신용이 없는 자이며, 우는 자는 인(仁)이 없는 자이며, 소란을 피우는 자는 예의가 없는 자이며, 따지는 자는 지혜가 없는 자"라고 한다.

 

간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기 전에 올바른 음주습관으로 건강한 간을 지키며 한해를 정리할 수 있는 송년의 달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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