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구역과 가까운 北 원산항 두고 200㎞ 남하…집어선·저인망 등 선단 갖추고 오징어 씨말려

울릉도 주변 해역이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 지역이 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조금만 기상이 나쁘면 기상악화를 핑계로 피항하기에 가까운 북한의 원산항을 두고, 거리가 먼 울릉도까지 내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중국어선들의 불법 피항으로 울릉도뿐만 아니라 동해안 어민들까지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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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들의 동해안 조업은 10년 전 첫해 144척에서 올해는 1천800여 척으로 늘어났으며 조업기간 만료로 1천500여척이 중국으로 돌아가고 현재 300척 가량이 머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어선들의 북한수역 조업허가는 매년 10월 31일까지 이지만 남아있는 300여척의 중국어선들은 북한으로부터 1개월간 조업 연장을 허가받아 12월 말까지 조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에서는 남아 있는 300여척의 중국어선들에 대해서 국제협약과 한·중 어업협정 등으로 울릉도에 긴급 피항을 요청할 시 피난을 허가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어선이 북한수역에서 울릉도로 피난오는 과정에서 오징어를 비롯해 쥐치, 고등어 등 동해안의 어류를 그물로 쓸어 담아가는 것이다.

북한에서 허가받은 조업구역에서 기상악화로 피항하면 북한 원산항 등지가 더 가까운데 유류를 소비하면서 약 150~200㎞를 남하, 왕복 300~400㎞를 이동해야 하는 울릉도 피항은 불법조업을 감행하기 위한 꼼수로 보여지고 있다.

중국어선들은 피항을 핑계로 북한수역을 벗어나 울릉도 연근해로 이동하며 오징어군을 끌어 모으는 집어선(불빛을 비춰주는 선박)과 5~6척의 저인망이 한 조가 돼 대규모 선단을 구성, 싹쓸이 어업을 감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채낚기 어선의 광력기준은 최대 141Kw인데도 불구하고 중국어선들은 1천~1천400Kw 가까이 불을 밝혀 최대 열배 가까이 높으며 그리고 선박의 크기도 20~100t급인 우리 어선에 비해 300t급이다.

울릉지역 어민들은 "이들의 불법조업을 막기 위해서는 얼마전 서해안에서 실시한 한·중 어업지도선의 공동감시를 동해로 확대해야 된다"면서 "우리나라 서해 어장의 황폐화가 이제는 동해 어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어민들은 "중국어선들의 동해 진출을 막기 위한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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