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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어업인, 경북이 미래다- (13)안동 천지갑산사과농원 임영섭·장석연 부부

최상 품질의 사과만 재배…송제마을, 사과따기·황토방 체험 등으로 도시객 유치

오종명기자 ojm2171@kyongbuk.com 등록일 2014년12월16일 21시05분  
임영섭·장석연 부부.

소나무가 많은 곳 안동시 길안면 ‘송제(松堤)마을’.

이 마을을 안동 사람들은 송사리라고 부른다. 안동 시내보다는 청송군에 더 가까운 마을이다.

맑고 깨끗한 물이 항상 흐르는 길안천 상류와 마을 뒤 천지갑산이 인접해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이다. 천지갑산 정상에 오르면 '한반도 지형'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마을 특성을 인정받아 천지갑산마을은 2008년 농촌전통 테마마을로 지정돼 지금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임영섭씨 사과농장.

사과따기 체험, 황토방 체험, 향토음식 체험, 농산물 수확체험 등 이 마을 60여 가구 중 43가구가 마을공동체에 참여해 마을을 홍보하고 도시민들에게 먹거리와 추억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의 중심에 임영섭(52), 장석연(51) 부부가 있다. '껍질째 먹는 사과', 이것이 바로 천지갑산사과농원의 모토이자 이들 부부의 출발점이다.

"내 아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늘 연구하면서 키우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농산물 수확 체험하기 위해 임영섭·장석연 부부 농장을 찾았다.

천지갑산사과농원의 임영섭·장석연 부부는 깨알같이 적은 농사일기를 들치며 지나온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이들 부부가 천지갑산마을에 귀착한 것은 1999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양가부모님이 건강악화로 병원 신세를 지자 부모님 손발이 돼 드리려 고향인 안동으로 내려왔다.

원래 가업을 잇고자하는 마음을 10년 일찍 앞당겨 결심했다고 한다.

천지갑산 농어촌체험 입간판.

귀농 후 이들의 첫 번째 결심은 작물 선택이었다. 전국 사과생산량 중 70%가 경북에서, 이 중 30%를 안동에서 생산하고 있어 사과로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주위의 반대를 무릎쓰고 먼저 늙은 고목나무를 뽑아내고 어린 묘목으로 8천 평쯤 대체했다.늙은 사과나무에 비해 어린 묘목은 자연그대로 붉어지는 착색계이며 저장기간은 짧지만 맛이 좋은 점을 놓치지 않았다.

재배방식 또한 독특했다. 친환경 재배로 '껍질째 먹는 사과'를 재배해 친환경인증과 ISO9001 인증을 받았다. IPM이라는 병해충 종합관리체계를 도입, 경북도 우수농산물로도 인증받았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품질좋은 사과를 생산하기 위한 이들 부부의 진취적인 생각과 노력이 지금의 천지갑산 농원을 이루게 된 동력이 됐다.

현재 택배주문 관리고객만 해도 3천여 명에 이른다. 이 농장을 찾는 주 고객이 4-50대가 대다수다 보니 인터넷 판매 보다는 쉽고 간편한 택배판매가 주로 이뤄진다.

이들 부부는 지금까지 한결같이 최상의 상품을 보내왔다. 자신이 만족할 수 없는 사과는 팔지 않겠다는 신념이 있다. 돈 몇 푼 버는 것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경영철학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금도 3천여 명의 고객들이 천지갑산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3년째 농촌체험마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영섭씨.

그는 지금도 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먹고사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공동체를 통한 협동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임씨는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국농산물에 대항해 국내 농산물이 살아남을 수 있는 차별화된 사업으로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꼽았다.

임씨를 중심으로 천지갑산체험마을은 사무장과 체험지도사, 부녀회장 등 업무를 세분화, 전문화 해, 농촌체험 중 으뜸인 사과따기 체험은 물론 황토방을 지어 가족단위, 대학교MT, 회사모임 등 도시 체험객을 유치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부인 장석연씨 또한 마을부녀회를 중심으로 '천지댁갑산댁'이라는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두부만들기체험관과 향토음식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농한기 마을의 수익을 창출하는 한 방안이 되고 있다.

이 밖에도 사과즙가공공장 운영, 옥수수, 고구마, 콩 수확체험 등 마을을 위해서라면 두발 벗고 달려가는 이들 부부는 이러한 사업들이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동고동락하는 마을 주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농장과 마을을 위해 일하면서 목표를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사과체험관을 짓는 것이었다.

자신들과 같이 귀농하려는 사람들에게 경험과 정보도 알려주고 도와주는 등 재능기부를 하는 것이 그들의 작은 바람이었다.

마침 정부지원을 받아 내년 6월이면 체험관을 지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사과 주산지를 대표할 수 있는 체험 교육장이 완공되면 사과관련 위탁교육은 물론 사과적과부터 수확, 유통 등 천지갑산 자락에서 키운 사과를 홍보할 수 있게 됐다.

도시민들이 마을을 찾아와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하고 농한기에도 교육장이나 회의장소로 활용할 수 있어 주민들의 기대는 크다.

또한 방문객을 대상으로 마을주민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을 팔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농사는 언제 짓습니까"라는 질문에 "허"하며 소탈하게 웃는 임영섭씨.

귀농해 지금까지 농촌생활을 이어온 그는 도시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다.

현재의 삶에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은 농촌생활의 여유 때문이라고 했다.

사과밭 뒤편에 천지갑산의 기암 7봉과 길안천의 자연경관이 주는 감동과 여유를 느낄 수 있어 노동 스트레스도 거의 없다고 했다.

풍류와 운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곳, 길안면 천지갑산마을만의 독특함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녀들의 교육문제 만큼은 늘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큰 딸은 고등학교가 멀어 기숙사 생활을 해 주말에만 집에 들르고 둘째인 아들은 100리 길을 매일 버스를 타고 통학한다고.

마을 두부공장에서 만난 임영섭·장석연 부부는 사람간의 관계, 즉 이웃간의 관계를 제일로 생각한다. "우리 사과를 먹어보면 돈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사과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 또한 넘쳐났다. 그리고 마을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1차생산자 이미지에서 벗어나 기업형농장으로 제2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자신들이 재배한 상품의 한결같은 모습을 강조했다.

사과·교육·체험·브랜드 강화로 농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계에서 선도하는 농장을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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