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AFP 등 보도…FT “북한 해커 세계 최고수준 평판”

미국 정부가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해킹이 북한 소행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외신들은 북한 사이버 공격의 배경에 대한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선 쿠바와 달리 더욱 고립의 길로 가고 있으며, 핵무기가 서방을 위협하는 데 쓸모없게 되자 사이버 공격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북한은 미국과의 대결 수위를 높여왔는데 그 방식이 핵무기를 만들거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보다 훨씬 혁신적이었다. 바로 새로운 도구인 사이버 공격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북한은 6∼12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연료를 갖고 있지만 이들 무기는 서방을 자극하는 도구로는 쓸모없다"며 "이런 시점에서 사이버 무기가 등장했다"고 풀이했다.

또 "사이버 무기는 그들이 사용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격의 강약을 조절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북한 같은 고립된 국가의 사이버 공격을 억지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며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그 싸움의 1라운드에서 이겼을 뿐 아니라 여전히 여러 카드를 쥐고 있다"고 진단했다.

AFP통신은 북한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사전방어가 쉽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기 쉬운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을 비롯한 '적'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 킹스칼리지 전쟁연구학과 팀 스티븐스는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사이버 전쟁 수행능력 개발에 눈에 띄게 공을 들여왔다"고 지적했다.

또 "그들이 적어도 중국 인민해방군의 암묵적 동의 아래 중국 밖에서 해킹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정찰총국 산하 전자 정찰국 사이버지도국(121국)에서 최소한 3천 명 이상 엘리트로 구성된 '사이버 전쟁 부대'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스티븐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북한이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지만 북한의 능력이 그다지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북한의 소니 해킹에 중국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불법 사이버 공격을 도운 적 없다고 부인했다.

스티븐스는 "흥미로운 사실은 북한이 강력한 능력을 개발하면 다른 나라가 보복에 나서는 것보다 훨씬 더 쉽게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북한에 '비례적 대응'을 선언하고도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못한 것도 "인터넷 기반시설이 초보적 수준인 북한에는 (보복을 통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어렵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북한 입장에서는 사이버 전쟁이 공격과 방어에서 모두 이기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주말판에서 소니에 대한 해킹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해커들이 세계 최고 수준급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