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如樂之者 (불여락지자) 아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역시 배움에 관하여 중요한 말씀이다. 사람들은 배움을 통해 종전에 몰랐던 것을 알게 된다. 이를 지식이라 하는데, 배움의 내용이 되는 지식은 인간들이 좋은 삶을 꾸려나기기 위하여 꼭 필요한 사항에 관한 것들이다. 넓고 깊은 지식은 그 자체만으로 사람을 풍요롭고 사려 깊게 만든다. 배운 사람과 안 배운 사람을 놓고 이야기할 때, 우리는 배운 사람을 우위에 둔다. 그리고 이왕이면 많이 배운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식이 단지 머릿속에 머물러서는 부족하다.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은 인식의 문제요 정서의 장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의 행복감은 정서적인 분야에 속한다. 따라서 아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것이 사람을 보다 행복하게 하며, 앎을 더욱 진지하게 만든다. 그런데 좋아하는 정도로 는 사람이 행복해지지 않는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그것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예컨대, 시문학 공부에 있어서 이태백의 시에 관해 많이 공부하고 잘 아는 것은 그렇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사람을 풍부하게 한다. 그러나 이태백의 시를 진정 좋아하게 되면 더욱 적극적으로 이태백에 관하여 연구할 것이며, 당시唐詩 전반에 걸쳐서도 싫증 내지 않고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마침내 즐기는 경지에 이르면, 이 시 공부가 주는 즐거움은 몇 배가 될 것이어서, 넓은 강과 푸른 산을 볼 때 이태백을 떠올리며 시상에 젓기도 하는 등 인생을 풍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옹야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知之者 不如好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

二.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好之者 不如樂之者 (호지자 불여락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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