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술 감염성질환 농업안전보건센터장

 

구제역(口蹄疫, foot and mouth disease)은 소, 돼지, 양, 사슴 등 발굽이 두 갈래로 갈라진 동물인 우제류의 급성, 열성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감염되면 치사율이 70∼80%에 달하는 중증 질환이다. 국제수역사무국(World Organisation for Animal Health, OIE)에서는 가축전염병 가운데 가장 위험한 A급 전염병으로 지정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현재로서는 치료법도 없어 구제역에 걸린 가축과 주위 가축을 모두 도살, 매립, 소각하여야 한다.

 

구제역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Piconaviridae에 속하며, 소형 RNA 바이러스로 열에 약하고 강산과 강알카리에 쉽게 파괴되므로 철저한 소독을 선행하면 쉽게 사멸한다. 그러나 온도가 낮아질수록 생존 가능성이 커져 76℃에서 7초에 사멸하고 26℃에서 3주간, 4℃에서 5주간 생존하여 겨울철에 더 극성을 부린다.

 

구제역의 잠복기간은 14일이지만, 실제적으로는 3∼5일 정도로 매우 빠르다. 18시간 내 증상이 발현된 경우도 있다. 구제역에 감염된 동물의 증상은 고열을 띠며 입술, 혀, 잇몸, 콧구멍 등에 수포(물집)가 생기고 다량의 침을 흘린다. 또한 식욕 부진과 다리를 질질 끄는 행동을 보이다가 대부분 폐사한다.

 

전파 경로는 사람에 의한 전파, 동물에 의한 전파, 자연현상에 의한 전파로 나뉠 수 있다. 감염된 동물로부터 배출되는 수포액, 타액, 유즙, 뇨, 정액, 호흡 시 공기, 분변 등의 분비물로 바이러스가 배출되면서 감염을 일으키는 직접전파가 있으며, 분비물에 오염된 사료, 물, 목초, 운반 차량 등에 의한 간접전파가 있다. 수포 발현 직전 콧물이나 타액 등이 바람을 타고 옮겨지는 공기전염이 있다. 구제역은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주 다량의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증상이 거의 발현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여 공중보건상의 문제로 고려하지 않는다. 사람은 발병하지 않지만 전파의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사람의 옷·신발 등에 잠복해 있거나 사람의 재채기나 호흡, 그리고 공기를 통해 동물이 감염될 정도로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그러므로 가축이 구제역에 걸렸다고 의심되면 가축과 접촉을 피하고 우유 등을 마시지 말고 즉시 신고를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다른 농장을 방문하지 말고 옷과 차량을 철저히 소독하여야 한다.

 

가축 농가 방문을 되도록 자제하고 어쩔 수 없이 방문하는 경우에는 일회용 발싸개 및 마스크 등을 철저히 착용하고 차량의 안과 밖, 옷 등을 철저히 소독하여야 할 것이다. 모든 주요 가축을 대상으로 올바른 방법으로 구제역 예방접종을 철저히 실시하고 감염 가축의 신속한 살처분과 소독 등 차단 방역을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 의하여 구제역을 박멸하고 예방접종 실시 청정국 지위를 다시 획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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