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린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감상> 물장수? 우리가 사는 현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낯선 언어가 물장수다. 하지만 과거 물동이 이고지고 물 길으러 갔던 물장수가 있었다. 김동환 시인은 함북 출신으로 일제감정기 때 이광수, 최남선과 같이 친일문학을 한 인물이다. 이 겨울 시집을 넘기다 '북청 물장수'를 읽게 되었다.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머리맡에 찬물을 쏴- 퍼붓고는'이란 시행이 왠지 정월의 하루를 정갈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 (시인 하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