困而學之 (곤이학지) 곤란을 겪었으면 배워야 한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세상에 처하는 인간의 지혜를 기준으로 사람의 그릇을 나눈 말씀이다. 생이지지, 학이지지, 곤이지지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여기서 '지지知之'라는 말은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나 세상이 굴러가는 이치를 아는 것을 뜻한다.

첫째, 가장 뛰어난 인물은 안 배워도 아는 사람이다. 소위 '생이지지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두뇌가 명석하더라도 사람이라면 배워야 안다. 안 배우고 아는 사람이란, 창시(創始), 창조(創造), 발명(發明)을 하는 사람인데, 이들조차 어느 정도의 학습한 바탕에서 계발하는 능력이 나오지, 그야말로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것은 아니다. 공자도 스스로 자신은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가 아니라고 했다.

둘째, 배워서 아는 사람인데, 가장 바람직하나 이 또한 드문 경우에 속한다. 성현은 대부분 배워서 세상의 도리를 터득한 분들이다.

셋째, 곤경을 겪고 나서 아는 사람이다. 사람은 곤란을 겪어봐야 그것에 대해 알게 되고 그것을 다루는 능력이 생긴다. 체험학습이 여기 해당된다. 고생해야 인물이 된다. 한국은 나라를 빼앗기고 동족상잔을 겪고 가난과 군사독재를 극복하는 등, 힘든 체험을 많이 하였다. 그래서 IMF 위기도 빨리 극복하는 등 국민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

넷째, 곤경을 겪어도 배우지 않는 자는, 교육의 필요성을 모르는 자들이다. 교육의 목적은 모두가 잘사는 문명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 배워야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계씨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나면서부터 아는 이가 으뜸이요,

生而知之者 上也 (생이지지자 상야)

二. 배워서 아는 이가 버금이다.

學而知之者 次也 (학이지지자 차야)

三. 곤란을 겪고 나서야 배우는 이는 또 그 다음이며,

困而學之 又其次也 (곤이학지 우기차야 )

四. 곤란을 겪고 나서도 배우지 않는 백성은 가장 아래가 된다.

困而不學 民斯爲下矣 (곤이불학 민사위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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