博學於文 (박학어문) 공부하는 사람은 우선 널리 배워야 한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학문에 뜻을 둔 사람은 우선 널리 배워야 한다. 그런데 무엇을 배울 것인가? 그것을 문文의 바다에서 찾아야 한다. 문은 글이요 문장이다. 어떤 글이 나오려면 그 이면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겠는가? 먼저 인류의 사고방식이 논리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하며, 또 이것이 집적돼야 하고 문자가 발명돼야 한다. 그리고 인쇄술이 발달하여 출판이 되면 가장 좋다. 오랜 세월 많은 현자에 의하여 학문이 성립되었다. 문(文)에는 인류의 철학, 사상, 종교, 문학, 역사, 음악, 의약, 이야기, 상식, 과학, 기술, 민속, 예절, 생활 기록 등 문화 전반이 정연하게 담겨 있다. 따라서 문은 곧 문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가운데 공자가 특히 강조한 문들은 시(詩), 서(書), 예(禮), 악(樂)과 역사와 주역(周易)이었다.

공자가 환퇴에게 핍박받아 위기에 처했을 때와 진나라와 채나라 군대에 포위되어 일주일을 굶고 있을 때, 하늘이 장차 문을 후세에 남기려 하신다면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외치는 의연함을 보인 적이 있다.

그런데 문의 세계는 넓고 아득하다. 그 많은 것을 배워 감당하기도 실제에 사용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공자는 도를 향한 문화적 지식을 내면에 간직하면서, 자기 몸으로는 예절을 익혀 그 배운 바를 간추려 실천하라고 한다. 그러면 방대한 문화적 지식은 실천하는 예로 간추려져서 전체적으로 실용적인 학문이 되어, 공부인의 지성과 덕성이 향상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박학하면서도 예의 바른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옹야편>

一. 널리 배우기를 문에서 하고

博學於文 (박학어문)

二. 예로써 간추려라!

約之以禮 (약지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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