切問近思 (절문근사) 간절히 묻고 가깝게 생각하라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유명한 '근사록(近思錄)'이란 책의 제목이 나온 출처에 해당하는 글로, 위문후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자하가 학문에 대하여 한 말이다. 유학에 있어서 학문의 목표는 인(仁)의 체득이다. 아무리 우주의 변화원리와 천하 사물의 지식에 달통하더라도 인을 체득하지 못하면, 아니 인의 바탕이나 기초라도 갖추지 못하였다면 학문을 한 학자라고 인정하지 않는 게 본래 유학이다. 그러나 공자도 인의 개념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자하가 인에 대하여 말하였다. "널리 배우고 뜻을 두텁게 하며 절실하게 묻고 이치에 가깝게 생각하라. 그러면 인은 그 가운데 있을 것이다"라고.

먼저 널리 배우라 한다. 좁은 길만 가서는 안 된다. 성인이 되겠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넓게 공부하여야지 편협해서는 안 된다. 천하에는 큰 학자도 훌륭한 인물도 많다. 두루 찾아가서 인품과 식견을 배워 자기 것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뜻을 도탑게 한다. 배움의 길은 길고 멀어서 때로는 지루하거나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초지(初志)가 일관되지 못하고 아득한 생각이 들어 중도에 하차하는 수가 많다. 그러므로 학자는 때때로 자신을 경책하며 처음의 뜻을 다져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일기를 쓰거나 높은 산에 오르고 공부하는 벗을 찾아가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다음에는 묻고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한 것을 절실히 묻고 배운 것을 다시 또 생각해본다. 내가 현재 아는 지식과 몸가짐 등 가까운 것부터 철저히 생각한다. 이것이 학문이다. 그러다 보면 인은 그 가운데 있다는 것이다. <자장편>

子夏曰 자하가 말하길

一. 널리 배우고 뜻을 북돋우며

博學而篤志 (박학이독지)

二. 절실하게 묻고 가깝게 생각하라.

切問而近思 (절문이근사)

三. 인은 그 가운데 있을 것이다.

仁在其中矣 (인재기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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