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반나절 생활권…환동해권 교통·물류 중심 날개 달다

포항역사로 시험운행중인 KTX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오는 3월 KTX포항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역 일부에서는 KTX포항노선 개통의 긍정적 영향보다는 소위 '빨대효과'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KTX포항노선 개통을 지역발전으로 연결짓기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부가적인 투자와 종합적인 지역발전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지난 23일 KTX포항노선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KTX포항노선 개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응방향을 모색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다음은 이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KTX포항노선 개통의 의의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통된 KTX가 우리나라에서 운행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포항을 비롯한 경북동해안지역은 우리나라 철도교통에 있어 주노선인 경부축과 호남축에서 벗어난 지선에 입지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철도교통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서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6월 경부고속철도 KTX포항 연결선 공사가 착공됐으며 오는 3월에는 KTX포항노선이 역사적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KTX포항노선 개통은 서울-포항간 소요시간을 고속버스의 4시간 20분에 비해 2시간으로 단축시켜 지역주민의 경제생활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현재 건설중인 동해남부선(울산-포항),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영일만항 인입철도(신포항역-영일만항)가 완공될 경우 지역의 철도인프라는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포항은 더 이상 한반도 동쪽 끝에 위치한 교통 오지가 아니며 향후 포항은 고속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환동해권 교통·물류의 중심지로 도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KTX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교통인프라 투자가 경제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필요조건을 창출하지만 경제발전 그 자체를 담보할 수 있는 충분조건은 아니다.

즉, 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한 접근성 향상을 지역의 경제발전과 직접적으로 연관지어 그 효과들을 추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점을 유념해 포항보다 앞서 KTX가 개통된 국내 사례와 일본 등 외국 사례 등을 볼 때, 이번 KTX포항노선 개통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의 대응여하에 따라 긍정적·부정적 두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다.

긍정적 변화로는 지역간 통학·통근·업무통행 등의 증가, 당일 여행의 증가, 기업 및 일자리수 증가 등을 통한 경제활성화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경북동해안 지역이 갖고 있는 산업, 문화관광, 자연환경, 지역자원의 특화 발전이 이뤄질 경우 수도권 주민들의 경북동해안 관광 증가 등의 효과가 크게 기대된다.

포항에 부족한 도시기능이 KTX 신역사·역세권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영일만항과의 연계철도가 완공될 경우 도시의 정주여건 개선과 더불어 영일만항 배후단지의 기업유치에도 도움이 돼 중장기적으로 지역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전망이다.

반면 포항지역이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비해 비교열위에 있는 문화, 의료, 고급쇼핑 등 분야는 역외유출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경제력의 역외유출 가능성은 실증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며 이를 단순히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역주민의 선택의 기회가 넓어져 '삶의 질'이 개선되는 기회라고 인식할 필요도 있다.

아울러 지역의 해당 분야 업종에 종사하는 경제주체들도 경쟁압력의 증대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KTX 대응방향

KTX 개통은 포항을 중심으로 한 경북동해안 지역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데 기반이 될 전망이지만 실제 그 효과는 각 지역자치단체를 비롯한 지역주민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노력 여하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첫째, 체계적으로 역세권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KTX의 종착역이자 시발역인 포항과 인근 동해안지역의 산업, 문화·관광, 자연환경 등 지역자원을 중심으로 기능을 특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최대 철강산업 기반, 동해안관광지, 울릉도·독도 등에 대한 관광수요, 국토 최동단에 입지한 KTX역, 영일만항 인입선 개설을 통한 물류수송이 가능하고 수도권에서 최단시간에 동해안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문화·관광 콘텐츠면에서는 지역의 칠포째즈페스티벌, 국제불꽃축제, 포항운하 관광, 동해안 바다낚시 축제 등과 '연오랑세오녀'와 같은 향토문화자원도 적극 개발하는 등 KTX 운영과 지역 관광의 연계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KTX포항역 환승센터를 중심으로 철도·버스·택시·선박·비행기 등이 원활하게 연계돼 포항 도심은 물론 호미곶 등 관광지, 주변지역과의 물리적·기능적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역세권내에는 국제적 수준의 비즈니스회의기능을 갖춘 특급호텔의 건립 등을 통해 지역에 부족한 MICE산업 관련 관광기반의 육성발전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KTX포항 역세권의 과도한 개발은 지양하고 적정 규모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신오사카, 신후지 등 일본 역세권과 르 쿠르조, 마꽁-로쉐 등 프랑스 역세권의 경우 개통당시에는 많은 기대가 있었으나 실제 역세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있다.

KTX포항 역세권 개발의 경우에도 과도한 기대로 주거, 산업, 업무 등을 확대할 경우 도심공동화, 역세권 개발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정규모 개발이 중요하다.

인구 및 산업규모, 기존 도심기능과의 조화, 공간적 쾌적성 증진, 도심내 부족한 기능 보완, 광역적 차원의 개발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셋째, 역세권 개발에 있어 민간투자를 견인하기 위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중앙정부에 의한 KTX역사 및 국가기간복합 환승센터 개발과 지자체에 의한 나머지 역세권 개발이 상호 효율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0년 '역세권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마련돼 용적률, 건폐율 제한 완화 등 제도적 지원체계가 마련됐으나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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