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함양·안보의식 확립 정부와 국민 함께 노력해야

정인호 대구지방보훈청 총무과

국가보훈처는 지난 19일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분단 70년 마감에 기여하는 '명예로운 보훈'이라는 주제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지난 2년간 국가보훈처는 대내적으로는 국가유공자들의 복지증진과 예우를 위해 애쓰고, 대외적으로는 UN참전국과의 보훈외교를 강화하는 등의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지금도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정세는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우경화를 계속하며 왜곡된 역사백서를 전세계 인터넷에 뿌리고 있고, 중국도 동북공정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 북한과 미국의 알력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을 원숭이의 피가 섞인 짐승이라고 방송에 내보낼 정도로 막장 비방을 하고 있다.

시절이 이렇게 위태위태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다수 국민들의 반응은 무심하고 태평하기 그지없다. 그동안 지속적인 홍보와 나라사랑 교육을 통한 안보의식 확립과 애국심 함양에 애써왔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일까.

일부 국가유공자들은 여전히 물질적 보상에만 관심을 가지며, 일부 국민들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점점 외면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보훈'이라는 단어의 뜻을 아는 것은 둘째 치고 보훈청이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인지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미국에 살던 필자의 고모 내외가 요양 차 한국에 입국했다. 그분들은 한국에서 산 기간보다 미국에서 산 기간이 더 길고 미국 시민권까지 가진, 말 그대로 미국인이다.

나는 며칠 동안 그분들과 나눈 대화 내내 큰 충격을 받았다.

최근 국내 언론에서 한국은 정말 살 곳이 못된다, 공무원들은 불친절하고 부패해 있다고 매일같이 떠들지만, 미국 공무원들은 훨씬 불친절하고 사무적이며, 미국이 선진국의 면모가 있는 반면 한국이 살기 편한 점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고모 내외는 여전히 한국을 사랑하고 있다. 그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보훈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라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랑은 한쪽만의 노력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상대가 그린 라이트를 켜고 있다면 나도 그 신호에 호응해 줘야 흔히 말하는 '썸'이 이뤄진다.

마찬가지로 진짜 '명예로운 보훈'도 정부적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이제는 국민들도 정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국민 여러분의 하나된 마음'의 국민에는 정부 역시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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