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詩可以興 (학시가이흥) 시를 배우면 사람이 일어난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여기서 공자는 "시(詩)는 그것으로써 사람을 일으킬 수 있고, 세상을 살필 수 있으며, 모임을 가질 수 있고 남을 원망할 수 있게 한다.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고 나아가서는 임금을 섬기게 하며, 나아가 실용적으로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하는 장점들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즉, 시를 통하여 인간은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당대의 인심과 유행을 관찰한다. 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무언가를 함께하는 모임을 가질 수 있게 하며 사람이나 세상을 원망하는 방법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나아가 임금과 부모를 섬기는 충군효친(忠君孝親)하는 도덕성까지 기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시는 영혼의 음악이라 한다. 원래 간결한 말에 운율이 있어 노래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고대의 개념으로 시는 곧 노래이다. 시어는 짧고도 아름다워 노래로 부르기 쉽고 교육효과가 뛰어나다. 어려운 내용도 시로 만들어 노래하면 외우기 쉽고 결국 의미도 잘 전달된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표현하려 할 때, 평소 시를 공부한 사람은 언어 묘사력이 뛰어나다. 사람의 기분을 흥기시키기도 하며, 원망의 말조차 듣기 싫지 않게 할 수 있다. 여기서는 공자가 편찬한 시경 삼백 수를 말하지만, 그 밖의 좋은 시에도 모두 해당하는 말씀이라 하겠다.

특히 기초 단계의 교육에 효과적이다. 시를 배운 다음에는 예를 배워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바로잡는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음악을 배우게 된다. <양화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너희는 왜 시를 배우지 않느냐?

小子 何莫學夫詩 (소자 하막학부시)

二. 시는 사람을 일으키게 하고, 인정과 세태를 관찰하게 하며

詩可以興 可以觀 (시가이흥 가이관)

三. 무리 지어 어울리게 하고, 잘못을 원망하게 한다.

可以群 可以怨 (가이관 가이원)

四. 가깝게는 어버이를 섬기고, 멀게는 임금을 섬기는 도리를 배울 수 있으며

邇之事父 遠之事君 (이지사부 원지사군)

五. 새나 짐승, 풀과 나무의 이름도 많이 알게 하느니라.

多識於鳥獸草木之名 (다식어조수초목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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