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소 교수, 다산詩 연구 개정증보판·사암선생 연보 완역 출간

다산시 연구

다산 문학에 관한 국내 첫 박사학위 논문이자 다산시(茶山詩)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로 꼽히는 '다산시 연구'(1986년 초판 간행)의 개정증보판이 출간됐다.

그동안 강단 안팎에서 한문학을 연구하며 다산 정약용의 학문과 문학세계를 알리는 데 힘써왔고 이 분야의 대가로 명성을 얻은 송재소 교수 학문의 출발점이 되는 책이다.

저자는 '실학자로서 다산'에 초점을 맞추고 다산시를 다산사상(실학사상)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한다. 다산은 그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 해결책을 치열하고 진지하게 모색했다. 그런 모색이 한편으로는 '목민심서'나 '경세유표' 등의 저작으로 나타났고, 다른 한편으로는 방대한 시로 형상화됐다는 것이다.

다신의 한평생

이 책에서 저자는 다산의 많은 시 중에서 실학적인 사고가 비교적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크게 '사회시' '자연시' '우화시'로 나누어 심도 있게 고찰했다. 연구서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고 복잡한 이론의 학술서와는 크게 다르다.

연구 내용을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저자의 글 솜씨 덕분에 다산 문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널리 읽혀왔다. 개정증보판은 초판의 원형을 유지하되 현대 독자들을 고려해 한자를 풀어주고 문장을 손질했으며, 본문에 인용된 다산시의 번역문에서 오역을 바로잡고 표현을 다듬었다.

또한, 부록으로 실렸던 '사암선생연보'를 '다산의 한평생: 사암선생연보'라는 이름으로 완역 출간됐다.

이 책은 다산의 현손(玄孫) 정규영(丁奎英, 1872~1927)이 다산 사후 85년이 지난 1921년에 편찬한 다산의 일대기로, 송 교수의 상세한 역주와 함께 읽을 수 있다.

그동안은 다산의 '자찬묘지명'이 '연보'를 대신해왔으나 이는 그가 환갑 때 작성한 것이어서 서거할 때까지 15년간의 행적은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다산 사후 85년 만인 1921년 그의 현손인 정규영이 다산의 가계와 행적을 연월(年月)순으로 기록하고, 다산의 대표 저술의 착수·완성 시기에 맞춰 해당 저술의 주제와 서문을 가려 싣는 방식의 정식 체재를 갖춘 연보를 처음으로 편찬하게 된 것이다. 다산이 환갑 때 작성한 '자찬묘지명'에는 실려 있지 않은 환갑 이후 15년간의 행적까지 담은 다산 가문의 공식 연보인 셈이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사상가이자 시인인 다산 정약용의 굴곡 많은 한평생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또한 방대한 다산 저술이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 다산사상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다산의 일대기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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