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不孤 (덕불고)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 참으로 고무적인 말이다.

세상에는 고독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나이가 들수록 외로운 사람이 더욱 늘어난다. 고독은 큰 고통이다. 고독을 즐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보통사람으로서는 고독이 무척 견디기 어렵다. 혼자여서 서럽고 외로워서 괴로우며, 말동무도 없고 슬픔을 나눌 사람도 기쁨을 나눌 사람도 없다.

그런데 한 가지 처방이 있으니, 덕이 바로 그것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세월이 흐르면 덕 있는 사람 곁에는 사람이 모인다.

덕이 있다는 것은 마음이 넓다는 것이요, 잘나거나 못나거나 사람을 잘 받아들이며, 맞거나 틀리거나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다.

자기주장이 적고 남의 이야기에 감탄을 잘하고 칭찬을 잘한다. 똑똑하지 못한 것 같아도 무언가 푸근하고 친근감이 든다.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애쓰고 이해하려고 애쓴다. 따라서 공감을 잘하고 용서를 잘한다. 이 사람 주변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겠는가?

덕을 기르는 일은 아무리 늦더라도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그냥 만나는 사람은 물론 하늘과 땅, 산과 들, 집과 나무, 꽃과 새들도 동무가 될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는 먼저 마음을 편안히 가지며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좋으리라. 사람의 얼굴에는 입은 하나, 귀는 둘이어서 말하는 것보다 두 배를 더 듣도록 신체구조가 되어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하면서.

십여 년 전, 해인사 어느 노스님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떠나기 싫었다. 너무나 평안하게 해주어 아주 좋았던 것이다.

<이인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덕이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

德不孤 必有隣 (덕불고 필유린)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