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마라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논어에서 한마디만 찾으라 한다면 이 구절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유명한 말이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들도 하기 싫어할 것이다. 그러면 그 일을 남에게도 시키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이치에 맞고 공정하고 무엇보다 인간답다. 즉,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인간다운 인간이 된다. 남의 아픔은 나의 아픔도 될 수 있다. 주위가 모두 가난하여 어렵게 사는데 나 혼자 화려하게 큰 집에서 잘 살면 무엇이 좋을까?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인간이란 어차피 혼자서 살 수 없고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이웃과 더불어 즐겁게 어울릴 때 세상을 살아가는 참 행복이 느껴진다.

필자의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다. 추운 날이면 동생에게 군밤이나 군고구마 심부름을 시키곤 하였다. 그러다 어느 날 논어의 이 말씀을 읽고 나서는 동생에게 심부름시킬 때마다 이 구절이 생각나고 양심에 걸려 내가 직접 밖으로 사러 나간 적이 많았다. 아마 이런 것이 독서의 효과가 아닐까 한다.

여러 번 등장한 우리의 자공 선생이 이번엔 아주 작정하고 물었다. "가히 평생 실천할 말을 딱 한마디로 해 주십시오"라고. 공자는 말한다. "그것은 서(恕)인데,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베풀지 말거라!"

서(恕)란 글자는 같을 여(如), 마음 심(心)으로 이루어졌는데, 곧 여심(如心)이라, 상대와 같은 마음이 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이요 배려며 역지사지(易地思之), 곧 입장을 바꾸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위령공편>

子貢問曰 자공이 여쭙기를

一. 한마디 말로서 가히 평생 행하여야 할 말이 있습니까?

有一言而 可以終生 行之者乎 (유일언이 가이후생 행지자호)

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그것은 바로 '서(恕)'이니,

子曰 其恕乎 (자왈 기서호)

三.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지 말거라.

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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