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門如見大賓 (출문여견대빈) 길에서 만나는 사람을 큰 손님 대하듯 하라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중궁은 염옹의 자이다. 염옹 역시 공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인물이니, 심지어 공자가 옹야는 남면南面하여 임금이라도 할 수 있다고 극찬했던 것이다. 공자가 평소 인물을 평하는 수준이 야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후하지도 않았다. 안회가 죽고 나서 제자 가운데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는 노나라 임금[노애공]에게 "없습니다!"라고 잘라 답한 공자다. 그런 공자가 출신 가문도 낮았던 염옹을 가히 남면할 만하다고 평한 것은 대단히 예외적인 발언이다.

이 뛰어난 제자가 안연과 마찬가지로 인을 물었다. 공자의 대답은 안연보다는 길지만, 아주 높은 수준의 이해와 실천을 요구하는 엄청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은 행동들을 주문한다.

먼저 집 바깥으로 대문을 나서면 큰 손님을 대하듯 항상 공손하게 처신하고 사람에게 일을 시킨다거나 부탁하거나 할 때는 큰 제사를 받들 듯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을 낮춘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 이미 자공에게도 한 말씀인, 공자 문하 제1의 행동원리가 있다.

"자신이 바라지 않는 일은 남에게도 베풀지 마라."

그러면 나라에서도 원망이 없고 집안에서도 원망이 없을 것이라 한다. 이 도덕률을 오래 실천하면 자신의 욕구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어진 마음이 길러질 것이다. 이와 같이 공경스러움과 겸손함과 타인에 대한 배려는 인자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는 공자의 훌륭한 답변이다. <안연편>

仲弓問仁 중궁이 인(仁)에 관해 여쭈었다.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문을 나서면 큰 손님을 대하듯 하고

出門如見大賓 (출문여견대빈)

二. 사람을 부릴 때는 큰 제사를 받들듯 하며

使民如承大祭 (사민여승대제)

三. 자신이 바라지 않는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마라.

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四. 나라에서도 원망이 없고 집안에서도 원망이 없을 것이다.

在邦無怨 在家無怨 (재방무원 재가무원)

仲弓曰 중궁이 말하길

五. 제가 비록 민첩하지는 못하오나 이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雍雖不敏 請事斯語矣 (옹수불민 청사사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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