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則愛 (인즉애) 인(仁)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번지는 공자보다 36세 연하의 제자로서 역시 공자의 제자인 원헌과 동갑이다. 논어를 읽다 보면, 유가는 물론 모든 사람이 인격을 닦음에 있어서 알고 싶어 하는 인, 지, 덕, 미혹 등의 주요 개념에 관하여 번지가 물어보는 대목이 많다. 때로는 "어떻게 하면 덕을 높이고 간특함을 닦고 미혹함을 가릴까요?"라는 질문을 하여 스승으로부터 좋은 질문이라는 칭찬까지 들었으며, 농사짓는 법을 묻다가 늙은 농부에게 물어보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상당히 착실하고 순진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는 유학의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여 후세의 우리에게도 큰 도움을 준다. 그 질문은 곧 인(仁)과 지(知)다. 논어 전반을 관통하는 중심 과제는 인과 지라 하겠는데 고맙게도 번지가 모두 물어준 것이다. 번지의 질문에 대하여 공자는 참으로 명쾌하게 답한다. 즉,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요 지는 '사람을 아는 것'이라 하였다. 모두 사람이 대상이다.

사람을 널리 사랑하는 것을 인이라 한다. 어진 사람의 사랑은 차별이 없다. 그리고 안다는 것은 사람을 안다는 것이다. 사물과 역사에 관한 지식보다는 인간에 관한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정치에 있어서 사람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하는 공자의 말씀을 풀이하여, 순임금이 무리 가운데 고요를 선발하여 위에 앉히니 어질지 못한 자들이 멀리 떠났고 탕 임금이 대중 가운데 이윤을 뽑아 위에 앉히니 어질지 못한 사람이 멀리 갔다고 하였다. 인재의 등용은 치국의 기본이다. <안연편>

一. 번지가 어짊에 관해 여쭈었다.

樊遲問仁 (번지문인)

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니라.

子曰愛人 (자왈애인)

三. 앎에 관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사람을 아는 것이니라.

問知 子曰知人 (문지 자왈지인)

樊遲未達 번지가 알아듣지 못하자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四. 곧은 것을 들어 굽은 것 위에 두면

擧直錯諸枉 (거직조저왕)

五. 굽은 것을 곧게 할 수 있다.

能使枉者直 (능사왕자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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