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공명영상 고주파 열치료법 자궁 근종 제거 아닌 크기 축소 비용 부담·합병증 유발 위험도

▲ 김도균 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 주임 과장

출근하기 위해 걸어가다 보면 시내버스에 큰 광고 글이 보인다.

근종을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비수술적 치료방법인 자기공명영상 장치를 이용한 고주파 열치료법이다. 마치 모든 근종을 수술하지 않고 완치할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많은 환자 분들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 후 오늘 수술 치료를 할 근종 환자의 MRI영상을 보면서 총 몇 개의 근종이 있는지 그 위치는 어디인지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세세하게 분석하면서 초음파로 알 수 없었던 작은 근종들까지도 제거하기 위해 나름대로 수술실에서 볼 그림을 그린다.

수술 중 남은 근종의 위치가 명확치 않을 때, 시야에서 확인되지 않을때 그림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추정 후 자궁내로 진입해서 제거한다. 아침 회진을 하면서 수술에 대한 두려움에 얼굴에 걱정이 가득한 환자분이 하는 말 "비수술적 치료인 하이푸인가 뭔가 있다는데 그 방법은 어때요? 겁나요 선생님" 바쁘지만 설명을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10분 정도 설명을 해드렸다.

고주파 열 치료법은 수술 전·후에 MRI검사를 하여 크기 및 위치를 측정하고 근종의 중앙에 고주파를 이용한 열을 발생시켜 근종을 일부 녹이는 방법이다.

이러한 논리의 근원이 되는 치료법은 근종 용해술로, 약 10여년 전에 바늘을 이용하여 근종내에 위치시켜 전기를 이용한 열을 통해 근종을 녹이는 치료법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에도 여러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던 산부인과 선생님들 중 복강경 수술을 이용한 근종 및 선근증, 자궁내막증의 치료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경우, 복강 내 유착으로 인한 근종 용해술 중 장의 손상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그러한 합병증이 있어 결국 다양한 경험과 수술 기술을 가진 극히 일부 전문의 외에는 사용하지 않게 됐다.

모든 치료법은 장단점이 있는 법이다.

근종은 딱딱한 덩어리다. 칼로 자르기도 힘들 정도다. 그러한 근종을 고주파 열을 가하여 치료한들 크기가 최대 30%정도 감소하면 성공적이다.

다만 이러한 크기의 감소로 인해 자궁내막의 압박이 줄어들어 생리량 감소, 생리통 감소 등 증상의 호전이 얻어진다. 그러나 근종은 없어지지 않으며 다시 커질 수 있다. 또한 녹은 근종 부위가 감염되어 농양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복부의 피부 화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기공명영상장치를 이용한 고주파 치료법은 비용이 만만치 않다. 많게는 700~1천만원까지 소요되기도 하며 한 번에 치료되기보다는 2~3회까지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몸에 칼을 대지 않아서 좋다. 칼 대지 않고도 종양 덩어리를 제거한다니 대단하다. 하지만 그런 치료법은 없다. 다만 크기를 줄일 뿐이다. 그런 방법으로 치료한 환자들의 결과가 모두 좋았고 모든 근종에도 효과적이었다면, 왜 복강경 수술이든, 개복수술이든 힘든 수술적 치료가 있겠나. 적응증이 된다면 시도 해볼만 하지만 명확한 적응증도 치료 결과도 아직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물이 없다. 모든 질환들은 같은 병명이라 하더라도 각각의 경우가 달라서 그 경우에 따라서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완치적 방법은 수술이나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는 있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맞는 비수술적 치료법은 아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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