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身正不令而行 (기신정불령이행) 몸가짐이 바르면 명하지 않아도 행해진다

▲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국가 최고권력자의 철학과 자세다. 정치를 잘하거나 잘못하게 하는 수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지도자, 옛날이라면 군주의 몸가짐이라 하겠다. 심지어 일상의 취미생활까지 지도자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어느 도시의 시장이 미술을 좋아하면 그 도시는 서서히 미술도시로 변해 가고 음악을 좋아하면 음악도시로 변해 갈 수 있다. 만일 군주가 싸우는 것을 좋아하면 온 국민이 싸우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 관료제의 특성상, 중간관리층은 최고관리층을 본보고 하급관리층은 중간관리층을 본본다. 그리고 국민들은 국가지도층의 언행에 큰 영향을 받는다.

앞서 정政은 곧 정正이라 했다.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 핵심인데 군주가 바른 마음으로 정치에 임하여야 모든 사람이 자기 일을 바르게 할 것이며 국가사회의 조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은 친인척을 돌봐주고 부정도 저지르면서 부하 공무원들에게 친인척을 멀리해라, 부정을 저지르지 말라고 아무리 시켜도 제대로 시행될 수가 있겠는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하고, 백성들은 지도자를 높은 바위를 바라보듯이 쳐다보면서 살아간다 한다. 훌륭한 지도자 한 사람이 출현하여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릴 수도 있고 가난한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정치는 그 작용과 효과가 매우 신속하기 때문에 지도자의 언행은 공직자의 자세에 바로 반영된다. 공자는 국가지도자의 자세가 바르지 못한 시대를 만났기에 이 사실을 특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자로편>



曾子曰 증자께서 말하기를

一. 그 몸이 바르다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질 것이요.

其身正 不令而行

기신정 불령이행



二. 그 몸이 바르지 못하다면 명령하여도 따르지 않을 것이다.

其身不正 雖令不從

기신부정 수령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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