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에 봄농사·산행 등 발생 요인 크게 증가 경주·포항서 산불 잇따라…예방·초기진화태세 절실

▲ 10일 경주시 안계리 온정마을 인근 뒷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 나선 경주시 공무원들이 잔불정리를 하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10일 포항을 비롯한 경북동해안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대형산불이 발생, 겨울가뭄으로 인한 산불발생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포항기상대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포항과 경주를 비롯한 경북동해안 전역에 건조주의보를 내렸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1시40분께 경주시 강동면 안계리 소재 온정마을 인근 뒷산에서 산불이 발생,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번지면서 대형산불로 이어졌다.

불이 나자 경주시와 포항시 공무원, 소방, 경찰, 군인 등 2천600여명의 인력과 헬기 17대 , 산불진화차량 24대 등 차량 50여대가 동원돼 산불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강한 바람으로 인해 빠르게 번지면서 인근 사회복지시설과 주택화재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지자 장애인 50여명과 인근 주민 등이 긴급대피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다행히 이날 산림청 헬기를 비롯한 17대의 헬기가 집중투입된 데다 인근 안계저수지에서 빠르게 진화용 물을 공급받을 수 있어서 5시간여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경주시와 포항시는 큰 불이 잡히고 소방헬기들이 철수하면서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잔불정리에 들어가 10여㏊의 임야만 태우고 큰 피해없이 진화됐다.

그러나 이날 불이 발생한 주변에 장애인들이 거주하는 사회복지시설이 있었던 데다 인근 포항시 남구 연일읍 달전리 지역에도 많은 인가가 있어 자칫 대형인명사고 우려도 높았다.

같은 날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담배불씨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했으나 인근 주민들의 재빠른 초동조치로 0.1㏊의 임야만 태우고 진화됐으며, 지난 8일에는 구룡포읍 구룡포리 인근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45분만에 진화됐다.

이처럼 3월들어 산불이 급증하는 것은 겨울가뭄이 심화되면서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는 데다 봄농사와 산행 등 산불 발생 요인들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가안전처는 이처럼 산불발생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지난 9일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산불예방 및 초기진화태세를 갖추는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산불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소방서 및 행정기관의 당부다.

특히 겨울철 내내 눈이나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건조주의보와 경보가 잇따라 내려진 경북동해안의 경우 작은 불씨에도 산불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강풍까지 불고 있어 산불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산불로 소중한 재산 산림을 잃지 않도록 모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불원인과 관련, 경주시는 이 일대에서 훈련하던 해병대가 사용한 신호탄에 의해 발화됐다고 밝힌 반면 해병대측은 "정확한 사실관계도 없는 주장"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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