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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야 너 춥제?

이한웅 PR스토리 상상 대표 kb@kyongbuk.com 등록일 2015년03월12일 10시25분  
▲ 이한웅 PR스토리 상상 대표
"재정난, 불황, 소모성행사, 정치적의도"

축제가 이런 단어들과 함께 같은 공간을 차지하면 으레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만큼 축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의 낭비적 요소라는 '누명'을 쓰고 있다.

지금 국내에서는 1천여개의 축제가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요즘 같은 3월에 첫 축제를 스타트로 지역별로 4, 5월과 9, 10월에는 주말마다 전국적으로 5~6개씩의 큼지막한 축제가 동시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대구·경북 축제판은 침울하다. 대한민국 대표축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3년 연속 대표축제였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3년 시한을 넘겨 '졸업'한데다 문경찻사발축제가 최우수축제에 머물렀다. 그 뒤를 우수축제 고령대가야체험축제와 봉화은어축제, 유망축제 포항국제불빛축제와 경주소리축제가 명맥을 잇고 있다.

지방화시대 이후 가장 괄목할만한 문화환경 변화는 축제의 폭발적인 성장. 그러나 축제가 급증하다 보니 여러 문제점도 있다. 주제 차별성과 독창성이 미흡해 고유정체성을 지닌 축제가 드물고 문화가치보다는 상품화 논리로 지역문화와 연계성이 멀어진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키운 축제하나는 수백 개의 공장유치보다 더 탁월한 효과를 준다. 수출 품목이 되기도 한다. 축제만큼 주민을 달래주고, 관광객에게 매력을 선사하며 지역경제를 단시간 내 부양하는 효자산업도 없다. 문화콘텐츠야 말로 지역의 특색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에 맞서 지역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

풍기인삼축제는 인삼캐기 체험에다 10%이상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으로 지역경제를 되살린다. 인삼 판매량이 늘면서 재배농가가 1천여 농가, 가공업체가 600여 곳이 생겼다. 보령머드축제는 중국 대련시에 축제 노하우와 머드원료를 수출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도 캐나다 오타와축제에 노하우를 전했다.

몇 년 전 축제실무를 맡아 국내외 축제현장을 발로 뛰며 공부한 적이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주선으로 전국 축제실무자들과 합숙하며 토론도 하고 외국 성공축제를 둘러봤다. 축제가 돈이 되는 사례는 외국에서 흔하다. 영국 에든버러는 포항과 비슷한 50만명의 도시. 하지만 '에든버러 축제'에는 매년 1천200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려, 관광, 숙박, 음식, 교통 등 각 분야에서 27조원가량의 경제적 이득을 보고 있다. 오사카는 운하를 따라 400년전부터 도톰보리 불꽃축제를 여는데 지금은 젊은이들의 패션과 유행의 상징이 됐다. 포항 자매도시 후쿠야마는 바다도시의 특성을 활용, 관광객 앞에서 돔잡이 체험을 제공하고 즉석에서 시푸드를 판매하는 상시 축제시스템으로 돈벌이를 한다.

물론 축제도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축제는 사람을 모으고 자본을 끌어들이는 유능한 경제드라이브 역할을 한다. 주민이 즐겁게 참여하는 체험형축제에다 성공축제의 공통점인 스토리가 있다면 말이다.

특히 KTX개통을 앞둔 시점. 포항이 눈여겨볼 대목은 소비지향적 축제가 돈 버는 축제로 급선회하는 지금의 축제트랜드다. 수도권 관광객은 지역 고유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라는 매력을 찾아 달려온다. 지역의 전통과 역사에서 근거를 찾고 풍물,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역발상에 의한 소재가 축제에 필요하다.

지역축제의 답은 지역이 가지고 있다. 축제를 기획하는 사람이나 참여하는 사람, 지원하고 챙겨야 할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으려 할때 축제는 그 긴 겨울을 벗고 신나는 잔치판으로 바뀐다.

축제야 그래도 아직은 춥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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