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3자 회동…경제정책 놓고 朴대통령-文대표 대립각

▲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대표 회동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인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회담을 하고 경제 재도약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문 대표는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데 실패한 총체적인 위기"라며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4대 과제의 해결을 요구하면서도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에 대해선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회동하기는 지난해 10월 29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대권을 놓고 맞붙었던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한 공식회동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이날 박 대통령의 경제협조 요청에 대해 문 대표가 정부의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야당이 제기하는 소득주도 성장으로의 정책기조 대전환을 촉구함에 따라 앞으로 정책정국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순방의 결과와 결실들이 국민과 기업들에 더 큰 혜택으로 가도록 해 경제가 크게 일어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두 분 대표님께서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또한 중동 순방성과를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제2의 중동붐을 제2의 한강의 기적으로 연결시켜 경제도약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며 "정당권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들도 사실 국회 입법을 통해서 마무리 된다. 외교성과도 국회에서 잘 협조해주셔야 연결될 수 있다"며 여야 정당권의 입법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새정연 문 대표는 "그동안 대통령께서 민생을 살리기 위해 노심초사하셨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총체적인 위기다. 이런 식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며 "경제정책을 대전환해서 이제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정부가 임금이 올라야 내수가 산다며 정부정책을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이지만 말과 정책이 다르다"며 "부동산이나 금리 인하와 같은 단기부양책만 있을 뿐 가계가처분 소득을 높여줄 근본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 및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생활임금의 전면도입, 법인세 정상화와 자본소득 및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를 통한 복지재원 마련 등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체계 구축, 전월세값 폭등 등 서민주거난 해결,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특단의 대책마련 등 4대 민생과제 해결을 제시했다.

다만, 남북관계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임기 중에 성과를 내려면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며 "우리 당도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는 "오늘 회동이 서로를 이해하는 좋은 방향으로 가 상생정치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의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결국 국정의 90%가 경제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만 겪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다 어려운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여야가 협조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선 이병기 비서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이, 여야에선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 대변인이 각각 배석했다.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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