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등 주변환경 어우러져 신선한 생태 볼거리로 인기

▲ 청정지역 맑은 물에만 서식하는 토종 민물새우가 2~5cm 크기로 살이 통통하게 오른 채 23일 포스텍 지곡못에서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직장인 김정민(55)씨는 23일 포스텍 지곡연못을 찾았다가 도심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민물새우를 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는 "날씨가 좋아 밖에 점심을 먹으러 왔다 잠깐 들렀는데 민물새우가 눈에 띄었다"면서 "어린시절 흔했지만 요즘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더 반가웠다"고 말했다.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민물새우가 포스텍에 모습을 드러냈다.

'새뱅이'로 불리는 이 민물새우는 크기가 30㎜ 내외로 유기물과 수변식물이 풍부한 하천이나 호수, 연못 등에 주로 서식하며 물 속의 유기물이나 어류 사체 등을 먹고 자란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견은 되고 있지만 주로 경북과 전북, 경남 등 남부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민물새우는 사계절 내내 볼 수 있지만 비교적 물 온도가 20℃ 이상으로 따뜻할 때 활동이 더 활발하다.

하지만 장비의 진화로 어획 강도가 높아지면서 어획량이 늘어난 데다 환경 변화로 과거만큼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특히 도시는 시골보다 주변이 시끄러우며 쓰레기 등으로 오염 정도가 높을 뿐 아니라 인공 연못의 경우 시멘트로 만들다보니 환경적으로 민물새우가 살기 힘든 조건이다.

사정이 이렇보니 최근 포스텍 지곡연못에 다수의 민물새우가 속출, 화제가 되고 있다.

포스텍 지곡연못에서 민물새우가 언제부터 서식했는지 알 수 없으나 물이 청정수는 아닌데도 적당한 맑기와 물의 흐름이 적고, 연꽃 등 은신하기 좋은 어초가 많아 좋은 서식환경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자연적으로 민물새우가 생성됐다기 보다 인위적으로 누가 연못에 넣었거나 당시 연못을 만드는데 사용된 흙 등에 알이 있던 상태로 옮겨져 과거부터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후 개체 수가 적어 눈에 띄지 않다가 흙 속 유기물이나 죽은 어체 등 영양분이 풍부한 환경으로 변화돼 번식이 활발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도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민물새우가 모습을 드러내자 포스텍 연못을 찾은 학생이나 시민들에게 신선한 생태 볼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도민물고기연구센터 관계자는 "도심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기 보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며 "도심에서 새우를 발견하더라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텍 연못주변은 민물새우 뿐 아니라 붕어와 잉어, 남생이 등 어류와 파충류 등도 자라고 있어 따뜻한 봄날 다양한 볼거리로 지역민들의 나들이 명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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